‘하렘의 남자들 2’는 남자 하렘을 거느린 여황제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두번째 책이다.

표지

보통 하렘이 남자 왕에 의해 모집한 여자들을 모아놓은 궁을 일컫기에, 그 반대의 경우는 대게 (알기쉽게) 역하렘이라고도 하는데, 이 소설의 ‘하렘’은 그 역하렘을 얘기하는 거다. 하렘의 남자들 역시 하렘에서 일하는 등의 역할을 맡은 남자가 아니라, 여황제가 그러한 목적으로 모은 하렘원을 말한다.

이러한 뒤집어진 모양새는 조금은 만화 ‘오오쿠’를 떠올리게도 하는데, 단지 하렘의 주최와 대상만 남녀가 바뀐 게 아니라 역할까지 바뀌어 남자들이 황제에게 아양을 떠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는 점이나, 그 중심인 황제가 어느정도 능력자로 그려진다는 점이 유사해 더 그렇다. 다만, 보다 정통 시대극에 가까웠던 오오쿠와 달리 이 소설은 마법과 같은 판타지 요소도 섞여있고 궁중 역시 다소 현대적으로 그려졌기에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좋은 것은, 시대극과 로맨스, 그리고 판타지가 꽤 잘 섞여있다는 거다.

정통 시대극과 달리 현대적인 어투 등이 끼어있는 것은 궁중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다소 가벼워보이게도 한다만, 그 덕분에 좀 더 현대적인 장면들도 어색하지 않게 끼어있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며, 그게 어느정도 코미디 요소로서도 사용되어 적당히 가벼우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판타지 요소도 더 빠른 전개가 가능하도록 한다던가 뜻밖의 일이 일어난다던가 하는 식으로 사용하면서도 너무 만능처럼 과용되어 황당하지 않도록 절제를 잘 했으며, 이야기에 새로운 요소를 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더 큰 이야기가 되도록 하는데도 잘 이용했다.

처음부터 하렘에서 시작한만큼 주요 캐릭터가 상당수가 등장하는데, 각각에게도 나름 특징적인 개성을 잘 부여했다. 그건 이번권에서 새로 등장한 인물도 마찬가지인데, 자칫하면 분위기를 깰 수 있을만한 캐릭터임에도 생각보다 잘 어우리지게 만들어서 의외로 재미있었다.

떡밥을 남기는 것도 잘 했는데, 어느 하나만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어떤 전개로 이어져도 이상하지 않다보니 얼핏 뻔해 보이면서도 막상 어느 쪽으로 이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어서 다음 이야기를 더 궁금하게 한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