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상인’은 조선 말 일본이 경제적으로 침략해오는 시대에 한국의 경제를 지키며 또한 독립운동을 지원하던 보부상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일제 강점기를 보부상을 중심으로 풀어낸게 나름 흥미로운데, 조선의 보부상들이 어떤 역할과 활약을 했는지를 보는것은 꽤 볼만하다.

주인공으로 무술에 능한 백동수의 후예를 내세운것은 다소 뜬금없고 현실성도 떨어졌는데, 한편으론 그게 주인공의 무력을 어느정도 받아들이게도 하고, 또한 그렇기 때문에 사무라이에게 무력으로도 대항할 수 있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보부상이라서 전국적으로 활동을 하다보니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데 아쉽게도 그들을 썩 잘 다루지는 못했다. 많은 인물들이 특색이 없으며, 그들의 이야기가 알차거나 잘 연결되지도 않고, 심지어는 이름만 나오고 묻히는 경우도 있다. 차라리 배경을 좁혀 적인 인물로 이야기를 전개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이야기 짜임도 썩 좋진 않다. 너무 여러 이야기들을 다뤄서 그런지, 아니면 마땅히 설명을 하기 어려웠는지 생략된듯 한 장면도 보이는데, 전체적으로는 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해서 다소 장황한 느낌도 든다. 했던 얘기를 여러번 반복하기도 하고, 사건과 각 인물의 행동에 인과도 부족하다. 게다가 마무리도 다소 뜬금없다. 오죽하면 ‘1권인가’ 싶어 표지를 다시 훑어봤을 정도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다룬것도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김구의 묘사도 그렇고, ‘치하포 사건’도 그렇다. 자칫 역사왜곡과 미화로 비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작가가 제시하는 ‘가능성’ 만큼은 그럴 듯 해 보이기는 했다.

결론적으로, 보부상을 중심으로 일제 강점기를 그린것은 나름 볼만하긴 했으나, 소설로서의 재미는 떨어져 좀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