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수영’은 엄마와 딸의 마음 나눔을 그린 그림책이다.

표지

책은 수영장에서 엄마와 딸이 각자의 방식대로 수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둘이 함께 수영하는 모습으로 합쳐지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때 한쪽은 딸, 한쪽은 엄마를 그림으로써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곳에서 홀로 떨어져 있는 것 같이 연출했는데, 그게 처음 시작하는 딸과 다시 시작하는 엄마의 차이를 좀 더 잘 다가오게 만들며, 그 후에 둘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더 의미있게 보이도록 한다.

둘의 모습은 얼핏 다른 것 같으면서도 닮은 점을 많다. 나이와 상황은 다르지만 둘 다 ‘시작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어 더 그렇다. 그게 크게 떨어져 있는 듯한 이 둘을 하나의 범주로 묶어준다.

둘은 각자 혼자 수영을 하면서 어려움이나 좌절 같은 것을 겪고, 그로인해 마음이 꺽어지려 하기도 한다. 그럴 때, 어쩌면 평소에는 잘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 서로가 있어서 모르는 것은 알려주고 때론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걸, 그래서 혼자라면 자칫 무너질 수도 있는 일들도 꿋꿋이 이겨낼 수 있다는 걸 알게 한다.

책은 새로운 시작을 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종의 조언같은 걸 담고 있는데, 그건 지지 말라거나 뿌린만큼 거둔다는 흔해빠진 충고같은 거나, 아프니까 청춘이라느니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식의 전혀 공감할 수도 없는 말을 무책임하게 내뱉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여유를 챙기라는 식의 느슨한 얘기를 하는데, 이게 예상외로 크게 공감이 가고 묘한 위로와 격려를 준다. 전과는 달리 사회가 더더욱 빠르고 팍팍해져가고 있기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책은 딸의 입장 반, 엄마의 입장 반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딸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으로 읽히고 엄마 입장에서 보면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으로도 읽힌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라는 시리즈의 컨셉에 정말 잘 부합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