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류(飛竜)’, ‘돈보코(どんぼこ)’, ‘하야시(ハヤシ)‘의 ‘달인과 함께 하는 마인크래프트 세계 건축 여행: 아시아와 아프리카(Minecraft 世界の建築レシピ)’는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건축물들을 담은 책이다.
마인크래프트는 가상 세계에서 다양한 블럭들을 쌓을 수 있는 게임이다. 마치 레고처럼 말이다. 레고가 그렇듯 마인크래프트도 그 자체로는 별거 없는 게임이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기대보다 더 많은 것들을 이뤄낸다. 레고로도 그러했던 것 처럼 말이다.
이 책에는 그런 ‘대단한 것 들’ 중, 세계의 여러 건축물들을 마인크래프트로 재현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그걸 통해 아름다운 문화재들을 간접적으로 감상도 하고, 또 제작 과정을 보면서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게 했다.
책에 실린 총 17개의 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건축물들은 하나하나의 재현도가 엄청나서 보고있자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계단같은 특수한 블럭을 제외하면 정육면체밖에 없는 블럭을 이용해 이렇게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제작과정도 나름 잘 설명해논 편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레고와 달리 현실적이지 않은 구조물이라는 게 그 하나다. 현실에서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진짜 건축물처럼 기초부터 다져가는 레고와 달리,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블럭이 공중에 떠있을 수 있는 마인크래프트의 특성상 그런 기초없이 만들어진 물건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쌓아올려서 만든 ‘건축’이라기 보다는 사실상 3D 픽셀아트에 더 가깝다.
만드는 방법도 그렇게 자세하지 않다. 레고 설명서가 간단한 것 하나 만드는데도 두꺼운 설명서가 붙어있던 것과 달리, 이 책은 분량 사정상 많은 단계를 하나의 사진과 설명으로 대신했다. 그래서 상당부분을 상상을 통해 매꿔야만 한다. ‘직접 만들어 보기’라는 측면에서는 좀 부족하단 얘기다. 그렇다고 그걸 보완해줄 동영상이나 마인크래프트 완성본 다운로드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한 건물 만들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많이 헤매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마인크래프트의 가장 매력적인 활용의 하나를 보여준다는 점, 그리고 소개하는 건축물들이 여러 나라의 문화를 담은 것이라는 점은 꽤 마음에 들었다. 같은 시리즈로 ‘유럽과 아메리카’편도 있는데, 거기선 또 얼마나 멋진 물건들을 소개해줄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