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 래퍼티(Mur Lafferty)’의 ‘마인크래프트: 네더로 가는 지옥문(Minecraft: The Lost Journals)’은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네더 지역을 소재로 한, 공식 어린이 소설 시리즈 세번째 책이다.

표지

‘네더(Nether)’는, 불과 용암 그리고 검붉은 네더랙으로 가득찬, 마치 지옥을 연상케 하는 차원이다. 그만큼 위협적인 몹들도 많이 있어 준비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자칫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소설은 두 주인공 앨리슨과 맥스가 그곳으로 급작스레 모험을 떠났다가 소정의 목적을 이루고 돌아오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군데군데 지워진 일기나 마법사의 존재를 미스터리처럼 풀어놓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 함께하며 서로 협력하면서 난관을 해쳐 나가는 것도 꽤 잘 그렸다.

그러면서 이야기 안에 마인크래프트 고유의 설정이나 요소들도 정말 잘 담았다. 마인크래프트는 샌드박스와 크래프트, 서바이벌을 적당히 섞어놓은 게임으로 애초부터 현실성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게임적으로만 기획해 넣은 요소들이 많다. 예를들면, 땅이나 돌 등을 채굴해서 해당 블록을 얻는다던가, 그것들을 작업대에서 조합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든다던가, 블록을 공중에 띄워놓는가 하면, 블록을 배치해 순식간에 구조물을 만들 수 있는다던가 하는 것들이 그렇다.

그래서 이걸 현실처럼 그리면 자칫 엉뚱하고 이상해 보일 수 있는데, 소설을 볼때는 그렇게 어색하게 튀는 느낌이 거의 없다. 물리법칙이 우리내 현실에서 당연한 것처럼, 마인크래프트의 설정들이 소설 속 세계에서는 당연하게 느껴지도록 이야기에 잘 녹여냈기 때문이다.

모험 이야기도 꽤 괜찮다. 때로는 사고를 저지르는 아이들의 행동이 못마땅하기도 하지만, 그런만큼 자신을 돌아보고 실수는 인정하며 새로운것을 알아가며 성장해가는 것도 더 확실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일부가 지워진 일기를 통해 흥미를 유발하고 그 뒷얘기를 풀어내는 방식도 괜찮았다.

독자가 마인크래프트를 꽤 안다는 걸 전제하고 이야기를 쓴 것은 어떻게 보면 장점이지만 또한 단점이기도 했는데, 게임 설정을 하나씩 설명하느라 늘어지거나 흐름이 막히는 일은 없지만, 게임으로 미리 접해보지 않았다면 대체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더 해골에게 맞아 계속해서 나빠지는 이상 상태가 되었을 때 뜬금없이 우유를 찾는 게 대표적이다. 이건 게임의 ‘시듦(Wither)’이란 상태 효과와 그것을 없앨 수 있는 우유의 회복 기능을 담은 것인데, 현실에선 어림도 없는 데다, 보통은 게임에서도 현실성을 살려 ‘해독제’ 같은 걸 회복수단으로 설정하기 때문에 마인크래프트 게임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번역 실수를 의심할 정도로 황당해 보인다.

이런 점은 특히 이 책이, 현실과 마인크래프트 세계를 분리해서 생각했던 기존의 공식 소설이나 우드소드 연대기와는 달리, 마인크래프트 속 세계가 현실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더 두드러진다.

게임에 익숙하고 여러 지역을 탐험하며 다양한 비밀들을 접해본 사람들 뿐 아니라, 일반 독자나 아직 게임을 많이 해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주석이라도 붙여놨으면 좀 나았으련만.

게임을 원작으로 한 소설인데 삽화가 없는 것이나 내용과 썩 잘 어울리진 않는 제목도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이야기는 나름 기승전결을 깔끔하게 맺은 편인데, 아직 모든 것을 다 풀어놓지는 않은 것처럼도 보였다. 엘리슨의 부모나 할머니가 그렇다. 혹시 다음에도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