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 7번째 소설인 ‘맥스 브룩스(Max Brooks)’의 ‘마인크래프트: 좀비 섬의 생존자(Minecraft: The Mountain)’는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공식 스토리북으로, ‘마인크래프트: 좀비 섬의 비밀’의 후속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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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이 있고 거기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이다보니 전작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읽을 때 때때로 뭔 소리인가 싶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주인공이 지금 왜 소설 속 공간에 오게 되었는지와 어디로 가려고 하는 것인지 하는 점, 그리고 규칙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별개의 이야기로도 큰 무리없이 즐길 수 있게 자체적인 완결성을 잘 갖췄다. 이게 이전작을 보지 못한 사람들도 이번 소설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소설은 일종의 게임 판타지의 형태를 하고있다. 완전히 게임 마인크래프트와 유사한 세계 속에서 마인크래프트 캐릭터로서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대게의 게임 판타지가 게임에 기반한 세계지만 또한 별개의 세계이기도 해서 게임과는 다른 일이 벌어지거나 할 수도 있는 것과 달리, 이 소설속 세계는 게임의 한계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꽤 분명하게 얘기한다. 캐릭터의 형태상 표정을 읽는다던가, 손을 잡거나 할 수 없다는 점이나 패치에 따라 할 수 있는 게 늘어난다던가 하는 것 등이 그렇다.

이렇게 설정했기에 소설은 직접 그 세계속에서 생존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면서도 현실성을 위해 변조하지 않은 온전한 마인크래프트의 특징과 내용을 잘 보여준다. 이렇게되면 이미 플레이 방법을 잘 알고 일종의 고인물 플레이를 해야되지 않나 싶어질 수 있는데, 그것도 기억을 잃은 상태로 이 세계에서 눈을 떴다고 (그렇게 이 세계에 보내졌다고) 함으로써 처음부터 새롭게 각종 요소를 발견하고 세계의 규칙을 알아가며 흥미로운 모험을 하는 것으로 잘 정리했다. 그를통해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재미와 매력 역시 잘 느끼게 해준다.

소설은 또한 게임이 그것을 플레이하는 사람에게도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도 잘 보여준다. ‘친규’라는 걸 통해서 말이다. 소설의 두 주인공은 서로 크게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의견 등이 안맞을 때도 있는데, 친구라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말한다던가 하면서 친구란 무엇인지를 좀 더 분명하게 알게 해준다. 더 좋은 것은 그것이 누군가에 의해 떠먹여진 게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를 겪어가면서 깨달아가게 그렸다는 것이다. 그랬기에 두 사람이 만들어낸 친규는 더욱 잘 와닿기도 한다.

아쉬운 것은 등장하는 요소들에 대한 설명이 적고 액션 묘사가 부족하다는 거다. 이 중 전자는 처음부터 어느정도 게임을 해본 사람이 볼 것이라는 전제하에 써서 생긴 문제인 듯하다. 그래서 알고 보면 그걸로도 충분해 보이지만, 모르고 보면 뭘 말하는 건지 잘 그려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후자는 아무래도 행동 제약이 있는 게임을 거의 그대로 담아내려한 영향으로 보인다. 소설 컨셉상의 한계랄까.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