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유 올레디(Miss You Already, 2015)’는 밀리와 제스라는 두 여자의 우정을 다룬 영화다.

포스터

우정이라고는 하지만 주로 한쪽이 휘두르고 다른 한쪽은 휘둘리는 관계다. 제스는 밀리에게 휘둘리며 어려서부터 많은 것들을 함께 하는데, 그런것도 결혼과 임신 문제로 조금 뜸해진다.

그러다가 언제나 자유분방하던 밀리에게 유방암 진단이 내려지고, 그런 그녀를 위해 자신의 삶도 잠시 뒤로한채 전보다 더 함께하지만 막나가는 밀리가 제스도 버거워지기 시작한다.

영화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병환 후 엇나가고 일탈하면서 주변 관계를 망치는 밀리는 결국 제스와의 관계마저 망치고서야 자신을 다시 돌아본다.

주인공인 밀리의 일탈은 꽤나 막장같은 면이 있다. 오죽하면 제스마저도 밀리의 일탈을 어이없어하며 이해해주지 못했을까. 아니, 오히려 끝까지 자기와 함께 해줬던 제스를 속이고 그런 일탈을 저질렀기에 더 화가 났던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밀리에게 동정심이 생기지 않는것은 아니다. 병환 후 점차 무너지는 심정을 나름 공을 들여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코 이해하거나 인정할 순 없지만, 그래도 동정은 간다. 자신의 일탈을 고백하고 솔직하게 미안해 하기에 더 그렇다. 한국 막장 드라마였다면 아마 여기서 ‘너 때문에 내가 그런 거’라며 ‘그러니까 니 잘못’이라는 어이 털리는 소리를 지껄였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일말의 동정마저도 없었을거라 생각하니 비교되서 좀 웃음도 났다.

‘우정’이라는 허울좋은 단어에 휘둘려 그들의 관계를 밝게만 그리지 않은것도 좋았고, 암에 걸리고 심적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이나 그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는것도 꽤 괜찮았다. 되돌아보면 이야기 자체는 별 특별한것 없었지만, 그런 감정을 드러내는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를 좀 살렸던 것 같다. 감독이 ‘트와일라잇(Twilight, 2008)’의 ‘캐서린 하드웍’이라 우려스럽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좋다고 하기는 좀 애매하나, 꽤 볼만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