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 스페이스 바닐라’는 다양한 SF적 상상력을 담은 소설집이다.

표지

SF는 굉장히 상상력을 요하는 작품 장르다. 그래서 어떤 세계든 얼마든지 창조해낼 수 있는 자유로움도 있는 반면, 선을 잘못 어긋나면 불쾌함을 유발하기도 하며, 무엇보다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만큼 그럴듯함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에 SF는 반드시 이야기의 기반을 먼저 철저히 다져 배경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하며, 그것으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이건 장편에서는 당연하고, 단편에서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일부는 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흥미롭거나 공감가거나 하기보다는 의구심이 들고 이상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묘하게 특정 성향을 내비치는 것 같아 괜히 불만스럽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작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이야기 전개를 잘 해낸 것도 있다. 소설이 보여주는 해법은 어찌보면 꽤나 단순하고 사소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게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보여줌으로써 이야기가 괜찮게 마무리 지어졌다고 느끼게 한다.

이야기를 얼마나 살려주는 역할을 했는지는 차치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던지며 진짠지 의심하게 만들고 찾아보면 진짜라는 걸 알게되어 그 의외성에 놀라게 하는 것 같은 소소한 장치도 나쁘지 않다.

짧아도 소재의 특이성이나 의외성을 살린 한방이 있는 작품은 나름 단편의 맛도 보여준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