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드 오브 퓨처’는 안전가옥의 첫 기획 앤솔로지 FIC-PICK의 첫 소설집이다.

표지

꽤나 직접적인 표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집의 주제는 ‘근미래 로맨스’다. 이는 어떻게 보면 안전하고, 어떻게 보면 도전적이다.

로맨스와 SF는 사실 그렇게 잘 어울리는 주제는 아니다. SF는 주로 커다란 생활상의 변화나 그로인해 야기된 사회적인 문제, 개조된 사상, 인간성의 상실 등을 소재로 하는데, 로맨스는 거의 감정에만 초점이 맞춰져있어 그것들이 주요하게 끼어들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SF 로맨스는 그저 소품처럼 SF 요소들이 등장하는 평범한 로맨스가 되기 쉽다. 그런 점에서는 기존의 로맨스와 크게 다를바 없어 나름 안전한 셈이다.

SF와 로맨스의 거리는 사실 현대인이 현재와는 전혀 다른 미래 로맨스를 좀처럼 그려볼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기도 하다. 이말은 막상 정말 완전히 새로운 로맨스를 그렸내더라도, 좀처럼 공감하지 못할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둘은 거의 확실한 트레이드 오프 관계여서 너무 멀며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고 너무 가까우면 SF같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SF 로맨스는 도전적인 것이기도 하다.

수록작들은 중간 지점을 나름 잘 찾은 편이다. SF 적인 상상력이 부족하지도 않고, 반대로 도저히 공감하기 어려울만큼 새로운 얘기를 하지도 않는다. 익숙한 감성은 SF가 아닌 보통의 로맨스로 보기에도 충분하다. 거기에 담긴 SF적인 요소도 흥미롭다. SF 요소도 그저 어색하게 첨가된 게 아니라 로맨스에 긴장감을 더하거나 메시지를 강조하는 등 이야기와 적당하게 잘 섞여있다.

로맨스도 좋아하는 SF 팬이라면, 나름 재미있게 볼만하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