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간호사 출신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정신병동의 모습을 그린 만화다.

표지

경험을 살렸다고 해서 자기가 겪었던 것을 그대로 만화로 그렸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보다는 정신병동에서 봤던 환자들의 병세나 그런 병세를 가진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 지를 참고한 거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도 증세는 비슷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나 혹은 주변 사람이 유사한 병을 겪은 적이 있다면 마치 자기가 겪었던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만화는 우리가 흔히 접하기 어렵고, 그런데도 묘한 소문은 여러번 들어 편견도 가지고 있는 정신병동의 실제에 가까운 일상을 그렸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보다보면 그 동안 잘못 생각해왔던 것도 조금은 해소할 수 있고, 무엇보다 정신병도 외상처럼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질환의 하나라는 걸 느낄 수 있다.

몇몇 에피소드에서는 그러한 느낌이 더 두드러지는데, 그건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깊게 다루기보다는 핵심만 보고 넘어가는 식으로 짧게 다룬 것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핏 ‘어? 약 먹으면 그렇게 금세 좋아지는 거야?’ 싶기도 했다.

한편으론, 실제로는 꽤 오랜 기간 입원했음을 알 수 있는 표현도 있어, 정신병이라는게 한번 생기면 쉽게 낫지도 않고 재발할 수도 있어 모종의 두려움이 들기도 하며, 그러니 더욱 병을 키우지 말고 증세가 약할 때 빨리 처방을 받는게 중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저스툰에서 연재 중인 동명의 웹툰 1~14화를 간추려 담은 것이다. 출판을 위해 여백을 줄이는 등 일부 편집을 하기는 했지만, 웹툰의 형식은 그대로 유지했기에 생각보다 분량이 많지는 않아 조금 아쉽다. 대신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덧붙이기도 했고, 연재분에는 없는 특별 만화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도 추가해서 나름 단행본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동물을 의인화해서 그린 이야기도 나름 볼만하고, 그러면서 정신병동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익한 면도 있어 나름 마음에 든다. 이야기도 조금은 단순 패턴의 반복같아 보이기도 하는데, 그러면서도 각각의 이야기가 조금씩 걸쳐있게 만들어 이어지는 느낌을 준 것은 꽤 괜찮았다. 다만, 그림은 첫 작품이라 그런지 표정 묘사 등에 아쉬움이 좀 있었는데, 단순한 그림체라 다행히 엄청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고, 경험이 쌓이면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인터넷에서 살 경우 인터넷 서점에 따라 부록을 주는 곳도 안주는 곳도 있으니, 할인혜택과 함께 부록 여부도 참고해서 구매하기 바란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