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이핑(葛水平)’의 ‘산이 울다(喊山)’는 향촌(鄕村)을 배경으로 한 4개의 이야를 담은 중편 소설집이다.

표지

모두 향촌을 배경으로 하고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4개의 수록 소설은 개성 강하고 서로 각자의 사연이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여 각각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문장력도 나쁘지 않아서, 사람들이 사는 향촌의 모습이나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태도 꽤 잘 그린 편이다. 물론, 몇몇은 한국과 좀 달라서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기는 했으나, 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해줘서 좋기도 했다.

향촌 사람들의 욕망이나 순수함, 그리고 어리숙함 같은 것도 잘 그렸다. 그래서 때론 인물들의 면면에 비난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각 인물을 개성적으로 그린만큼 특정 면이 부각돼 보이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단순하게 그리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었다.

이런 묘사가 가능했던 것은 이 소설이 중편이라서 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다. 만약, 단편이었다면 이렇게 여러 이야기를 이만큼 잘 그려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반대로 장편이 아니다보니 부족한 점,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점들도 눈에 띄었다. 나름 중요해 보였던 인물이나 장면이 막상 뒤에 가서는 마치 별 거 아니었던 것처럼 사그라 드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는데, 장편이었으면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포스터

수록 소설 중 ‘산이 울다’는 2015년에 영화화 되기도 했다. 원작이 좋았기 때문인지 영화도 꽤 평이 좋아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여러 행사에서 걸리기도 했다. 기회가 되면 영화도 봐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