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굴 황제’는 인도의 번성했던 무굴 제국의 흥망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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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굴 제국은 GDP 세계 1위를 하며 ‘천국’으로까지 불렸던 부유하고 강성한 나라였다. 우리가 이들을 분류하기 위해 부르는 ‘무굴’은 ‘몽골’에서 온 것인데, 이는 제국의 창업자였던 바부르가 칭기즈 칸으로부터 내려온 몽골의 피를 이어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30년에 걸친 실패 후에 세운 이 나라는 후대에 의해 거대한 왕국으로 거듭나 이후 300여년을 이어간다. 책은 그 흥망성쇠와 정쟁의 역사를 무굴 황제를 중심으로 풀어냈다.

사실 제국의 시작은 운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그렇게까지 비옥한 곳을 생각보다 너무 쉽게 얻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인도 내에서 이들의 정복을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게 딱 맞아 떨어진 것도 역시 운이 좋았다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세운 왕국도 2대에 들어 곧 위기에 처하지만, 그를 극복하고 3대에 크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도 나왔다. 특히 3대 아크바르 대제(Akbar the Great)의 치세는 가히 세종대왕을 떠올리게도 했다. 두 왕이 각각 3대와 4대로 비슷한 것도 눈에 띄었는데, 아마 이 즈음이 건국 초기의 혼란은 수습이 되면서도 초반의 강한 왕권이 살아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그랬던 제국이 이 후 잘못된 선택과 악습의 반복으로 망해가는 것엔 실소가 나오기도 했다. 그 와중에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에 더 그렇다. 한국도 잘못된 선택에 의해 뒤쳐지고, 고립되고, 다른 나라에 의해 망했다는 비슷한 역사를 가졌기 때문에 더 감정이입이 됐던 것 같다. 한번 내리막을 맞은 제국이 결국 그대로 망해가는 것을 보는 것은 조금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이 책은 일종의 역사서이면서도 황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서 재미 또한 잘 갖췄다. 그래서 그렇게 짧지만은 않은 역사지만 단숨에 읽어내려가는데도 전혀 지루함이 없었다. 때때로 곁들여놓은 황제의 그림들도 좋았다. 로마 이야기나 삼국지를 재미있게 봤다면, 이 책에서도 분명 이 책만의 재미와 교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도 근방에서는 무굴 제국에 대한 평이 갈린다고 한다. 종교적인 면도 있고, 역사적으로 그들을 폄하하면서 이미지가 추락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걸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는것은 꽤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국의 역사도 관련 국간의 주장이 아닌 제 3자의 입장에서 연구해 정리한다면 어떻게 비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