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주의자’는 점점 현실의 고민거리가 되어가는 다문화 문제를 주제로 한 소설이다.

표지

한국 사람은 다문화가 낯설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비록 여러차례 꽤 큰 규모의 귀화인들이 있기도 하였으나 두 문화가 섞이는 방식이 아니라 한쪽으로 흡수되는 형태였으며 그렇게 섞인 후 지금에 이르러서도 단일민족이라는 정체성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에 이슈가 되고있는 다문화라는 건 사실상 경험한 적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주민과 마찰이 벌어졌을 때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쉽다. ‘이래서 XXX은…‘라거나 ‘하여튼 XXX들은…‘라는 식의 발언이 그렇다.

그렇다고 이주민을 배척할 수만도 없다. 애초에 예전의 쇠국정책처럼 그들의 유입을 막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출산율 등의 문제와 겹쳐서 더 그렇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이주민이 아니라면 어떻게 채울 수 있느냐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이 책은 그런식으로 현재 한국을 둘러싸고 나오고 있는 다문화와 관련된 여러 현상이나 주장 등을 꽤 잘 보여주고 있다. 책 내용 중 반 정도는 거의 그를 위해 할당했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래서 소설이라기보다는 여러 인사들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정리한 책처럼도 보인다.

소설 부분에 해당하는 종훈의 이야기와 한성주 사건의 서사가 약해서 더 그렇다. 이럴때 즈음에 미스터리를 품은 사건이 터져서 흥미를 돋워주면 좋겠다 싶을 때 그런 이야기가 딱 등장하기도 하고, 사건을 조금씩 풀어내면서 사회적인 내용도 함께 말하고 그 한편으로 종훈을 중심으로 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섞는 구성 같은 것도 나쁘지는 않으나, 말 그대로 구색만 갖췄을 뿐 소설로서의 맛까지 내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애초부터 한국의 다문화 이슈를 다루면서 그걸 같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화두를 던지는 목적만으로 썼다고 봐야할 것 같다. 그렇게 본다면 꽤 목적에 적합하게 잘 썼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문화 외의 이야기도 함께 하는데다, 무엇보다 그것들을 소설이라는 형태를 담아낸 만큼 소설로서의 재미도 좀 챙겼으면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