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아이가 산다’는 5년차 부부가 난임을 극복하고 아이를 가진 일화를 담은 만화다.

표지

아이는 참 이상하다. 딱히 바라지 않았던 사람들(아직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덜컥 생기는가 하면,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좀처럼 생기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더 간절해지게 되는 것 같다.

작가도 그렇다. 누구 눈에는 누구만 보인다던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더니, 주변엔 아이 가진 사람들 가득하기만 하다. 그래서 난임치료를 시작한다.

난임치료는 부모의 강한 멘탈을 필요로 한다. 애초에 아이가 잘 생기지 않아서 치료를 시작한 것 부터가 조심스런 마음을 갖게 하는데, 치료를 한다고 그렇게 잘 생기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점점 시도 횟수와 기간이 늘어날수록 안타까워 하고 슬퍼하다가 자기에게 문제가 있는것은 아닌지 자책하면서 우울해에 빠지기도 한다.

책은 그런 과정에서 겪는 여러가지 일들과 생각들을 꽤 잘 묘사했다. 아기자기한 그림에 일상툰의 모양새를 하고 대부분을 가볍게 그리고 있기는 하지만, 내용만 보면 상당히 진지하고 무거운거다. 그래서 오히려 이렇게 가벼운 형태를 띈게 좋았던 것 같다. 덕분에 절망적인 심정이나 슬픔, 괴로움에 끌려 내려가지 않고 때론 안쓰러워하고 때론 미소지으면서 지켜볼 수 있었다. 물론 이건 4년여의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한 아이의 부모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난임치료 성공기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책은, 그래서 난임치료에 대해 궁금해하는 부부에게 작은 가이드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책 뒷부분에 붙여놓은 팁도 그렇고, 잘 몰라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간접적인 경험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그냥 일상툰으로도 꽤 재미있게 볼 수 있으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