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하늘’은 시를 그림과 함께 그려낸 시그림책이다.

표지

시의 배경은 ‘우리 집’이다.

‘우리 집’은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산동네 저 위에 있다. 얼마나 서로의 집이 빽빽하게 붙어있는지, 마치 집 지붕이 하늘을 덮은 것처럼 감싸고 있어 집에서 바라볼 수 있는 하늘은 반 평 남짓의 작은 사각형 뿐이다.

그래서 해도 순식간에 비쳤다가 사라지고, 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산동네 꼭대기에서 작은 창을 통해서 보는 하늘은 얼핏 좁은 듯 하지만 눈에 다 담지 못할만큼 넓은 우주를 비춘다.

아무도 가져갈 수 없는 저 넓은 우주와 거기에 떠있는 별들, 그것을 우리 집 하늘이라고 생각하면 좁은 집도 우주만큼 넓게 느껴진다.

참 희망에 가득찬 시다. 같은 것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백미는 그걸 표현한 그림이다. 산동네의 좁은 곳에 마치 갇혀있는 듯 보이는 소년은 얼핏 암울해 보이지만, 소년은 마치 그 작은 세계가 실은 미처 다 가보지 못할만큼 많은 신비로 가득차있다는 듯 깊은 물웅덩이와 풍성한 숲, 잔잔한 노을, 그리고 환한 별과 달을 즐긴다.

집 곳곳에 있는 작은 것들이 마치 그러한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인 것처럼 그려낸게 환상적이다. 시 사이 사이에 그림을 채우면서 흐름을 늦추어 그림 속 세계에 빠지게 한다. 덕분에 시만으론 담백하게 읽힐 수도 있었을 것이 더 풍성해진다.

시와 그림, 정말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