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나의 기억’은 버림받고 상처입은 고양이들과 그들을 키우게 되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서술 방식이 좀 독특하다. 등장인물 중 하나인 것 같으면서도 똑부러지게 드러나지 않는 한 인물이 전지적 시점으로 각 인물들은 물론 고양이들의 생각까지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마치 독자를 눈 앞에 두고 하듯이 평어체로 풀어놓기 때문이다.

서술 내용도 상세한 상황이나 장면을 묘사하기 보다는 좀 더 감정적인 것을 그려내는데 신경썼다. 그것이 이 소설을 마치 개인 경험담을 담아낸 것 같다는 느낌도 받게 한다. 형태는 소설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감성으로 가득 차있어 소설보다는 시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감성에 더 초점을 맞춰서 그런지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에서는 좀 이상한 것들이 눈에 띈다. 키우던 고양이를 버려두고 가놓고는 마치 어쩔 수 없었다는 듯 바꿀 수 있다는 듯 구는 것(심지어 얼토당토 않은 계획으로 그러는 것)도 어이가 없고, 평범한 개인이 거의 취미처럼 운영하는 카페의 규모가 너무 큰 것이나, 서로간에 애정이 생긴 듯 하더니만 언제 그랬냐는 듯 버리고 떠나버리는 것도 공감이 가지않고 이상하다.

각 장면들을 따로 떼어놓고 봤을때에는 나름 그럴듯함도 있고, 그것들이 자아내는 감성도 잘 전달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머리로 이해하거나 납득을 할 수 없다보니 좀 반감되고 오히려 어색한 상황에 의아함이 떠오르기도 한다.

소재와 이야기 자체는 그렇게 특이하지 않으며 누구든 쉽게 공감할만한 대중적인 내용과 감성을 담기는 했다. 극을 통해 보여주는 애정과 연민, 후회나 안타까움 등이 모두 그렇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개별적이고 심지어 다른 것들과 서로 충돌하기에 하나로 잘 연결되지 않는다.

귀여운 그림이나 충실히 감성에 젖게 하는 면은 좋다. 그러나, 그를 뒷받침 할 이야기의 완성도는 아쉽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