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 머서(Sienna Mercer)’의 ‘뱀파이어 시스터 11: 뱀파이어 콘서트(My Sister the Vampire: Flying Solo)’는 뱀파이어 시스터 시리즈(My Sister the Vampire Series)의 11번째 책이다.

표지

이번 권에서는 아이비가 뱀파이어 최고 명문 기숙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자매가 떨어져 지내면서 생기는 일들을 그렸다.

말이 좋아서 전통이 살아 숨쉬는 것이지 막말로 고리타분하기 짝이없는 왈라키아 아카데미는 그간 자유롭게 살아오던 아이비에게 답답하기 그지 없을 뿐이다. 대체 이 시대착오적인 모습은 뭐란 말인가. 자연히 자매와, 또 연인과 함께하며 행복했던 프랭클린 그로브에서의 삶이 그리워질 수 밖에 없다.

환경이 바껴 곤란을 격는 아이비와 달리 그녀의 쌍둥이 자매인 올리비아는 주변인들과의 관계 때문에 복잡하고 골치아픈 나날을 보낸다. 실제 마음과는 달리 평정을 가장하기도 하고, 아이비의 빈자리가 티나지 않게 그 대타를 멋지게 수행하기도 하지만 마음속엔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도 둘은 달라진 환경에도 꽤나 잘 지내고 있다. 잠깐 동안에도 그렇게 훌륭히 적응할 정도라면, 조금만 더 지나면 새로운 환경에도 얼마든지 제대로 녹아들 것이란 것도 짐작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그게 가능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내가 정말로 바라고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더 집중한다. 설사 그게 장기적으로는 더 도움이 될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소중한 것을 뒤로 미루거나 하지 않기도 한다는 얘기다.

이런 이야기가 뱀파이어와 인간 쌍둥이 자매의 다사다난한 이야기 속에 꽤나 잘 녹아있다. 그래서 조금은 어리숙해 보이는 이들의 선택도 미소지으며 보게 한다. 그런 점에서 원제인 ‘Flying Solo’도 참 적절하다. 그래서 더 그걸 책 속 일개 사건 중 하나인 ‘콘서트’로 퉁쳐버린 한국어 부제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