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치료하는 당신만의 물망초 식당’은 편식을 고쳐주는 독특한 컨셉 식당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물망초 식당’은 음식과 관련된 트라우마 때문에 편식을 가지게 된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서, 그들의 사연에 따라 편식을 극복하게 도와주는 특별한 식당이다.

주인공이 이런 식당을 운영하게 되는 것은 이런 유니크한 식당이 꽤 요구가 있어 사람들에게 먹히겠다는 계산적인 이유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다른 사람을 위하는 봉사심이 커서 그런 것 역시 아니다. 다만, 가족 식당이라 할 수 있는 ‘금귀비 정찬’을 이어받는데에 현 주인인 그녀의 엄마가 7명의 편식을 고쳐보라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순전히 다른 사람의 얘기 때문에 이런 식당을 한다는 것은 좀 이상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다른 목적으로 하는 일에 얼마나 열과 성을 다 할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식당의 운영 방식도 그렇다. 심사와 상담 후에 식사를 대접하고 만족한다면 서명을 해준다는 방식까지야 그럴 수 있다고 쳐도 그걸 100%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이건 손님이 서명을 해준다는 것도 한없이 가볍게 만든다. ‘이딴 걸 먹으라고 내논거야?’하는 심정에는 꽤 많은 분량으로 ‘내가 쓴 시간, 낸 돈이 얼만데!’라는 일종의 억울함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처음부터 거세해두었기 때문에 계약 완수를 위한 물망초 식당의 운영엔 전혀 긴장감이란 게 없다.

요리에 얽힌 트라우마와 편식, 그리고 그걸 극복하게 해주는 새로운 음식 서비스의 연결도 썩 매끄럽지 않다. 애초에 안먹는 게 아니라 못먹을 정도가 된다는 것도 잘 모르겠고, 몇마디 얹었다고 그걸 극복해낸다는 것도 잘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다 큰 성인들의 진지한 인간 드라마로는 공감하며 보기 어렵다.

대신, 살짝 힐링 분위기를 풍기는, 새파란 젊은이들의 음식 판타지라고 생각하면 꽤 볼만하다. 과해보이는 조건이나 목표를 세우는 것이나 살짝 유치한 대사, 다소 무리한 설정과 전개가 나오는 것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으며, 애초에 물망초 식당을 운영하라고 한 이유나 음식이란 결국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하는 게 짜맞춰지는 것도 꽤 괜찮은 구성이라고도 생각할 만하다. 모두가 매일 먹고 또 즐기는 음식을 힐링으로 연결한 것도 꽤 나쁘지 않은 소재 선택이다.

등장인물들을 어리게 설정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