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탐정 김악마’는 미스터리한 호러 사건들과 그를 해결하는 김악마의 활약을 담은 소설이다.

표지

원작이 연재된 ‘채티’는 채팅형 웹소설을 표방하는 서비스다. 마치 메신저 대화 기록을 보는 것처럼 화면과 내용이 구성되어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야기 구성이나 표현에 일종의 한계 같은게 있기도 한데, 대신에 가볍고 쉽게 읽힌다는 게 장점이다.

‘채티 호러 픽션북’은 그런 채티에서 연재되었던 동명의 작품을 소설 형태로 다시 써낸 것이다. 말하자면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꽤 정성들인 일러스트까지 더해 원작을 읽었던 사람도 다시 보는데 손색이 없게 했다.

다만, 김악마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과 이야기와 썩 어울리지 않는 일러스트는 썩 좋지 않다.

채티가 워낙에 짧은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라서 그런지, 리메이크하면서 소설 분량을 늘릴 목적으로 동 작가의 다른 단편 에피소드들도 소설에 편입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덕분에 이 책의 정체성이 좀 흐려졌다.

각 단편의 주요 줄거리와 아이디어만 가져와서 김악마의 이야기로 새롭게 만든 게 아니라 어설프게 끼워넣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작 주인공인 김악마는 나오지 않거나, 나오더라도 잠깐 얼굴만 비치는 정도에 그치기도 한다. 그 덕에 김악마라는 정체불명의 탐정이 호러 사건을 해결하는 게 아닌, 그냥 단순한 호러 모음집같은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일러스트도 그 자체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으나 이야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당장 초등학생 정도의 외견이어야 할 김악마를 너무 크게 그린 것부터가 그렇다. 그래놓고 또 어떤 컷에서는 (나이를 의식했는지) 키만 작게 그려놓기도 하는 등 대중없다. 그래서 대체 이야기를 읽어는 보고 일러스트를 그린건가 싶기도 하다.

호러 단편 자체는, 이미 채티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만큼, 꽤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 더욱 그걸 ‘미스터리 탐정 김악마’라는 세계관에 제대로 녹여내지 못한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