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호모데우스전’은 동물권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동물권(Animal rights)이란 인간 이외의 동물들에게도 인권에 준하는 생명권 등이 있다는 일컫는 것이다. 대게 동물 학대와 같은 것을 비판하며 함께 이야기되곤 한다.

더 나은 동물들의 생활 보장이라는 성격이 유사하기 때문에 때로는 동물복지(Animal welfare)와 헷갈릴 수도 있는데, 동물 자체의 권익을 주장하는 동물권이 유사한 다른 개념들보다 좀 더 범위가 큰 것이라고 보면 간단할 것이다.

동물권에서는 단지 동물들이 불필요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질병에 시달리는 등 고통을 겪지 않게 하는 것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인간과 인간외의 동물들간에도 구별을 두지 않고 모두가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는 견해도 있다. 그래서 동물 사용 자체를 꺼리고 채식주의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동물권은 의외로 비판점도 많은 개념이다. 그래서 책에서도 마냥 동물권을 옹호하는 논지만을 펴지는 않았다. 동물권을 옹호하는 편에 선 주인공들마저 동물 사용에는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지 않느냐는 얘기를 할 정도니까. 그래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자연히 그쪽으로 넘어가기는 한다만, 왜 꼭 그래야 하는지나 이들의 생각이 그렇게 바뀌게 되는 이유 같은 걸 똑부러지게 제시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책을 다 보고 나서도 과연 동물권이란 게 꼭 옹호하고 지켜야만 하는 개념인가는 의문이 남는다.

아직 똑부러지게 정리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 무리하게 논지를 펴는 대신, 저자는 동물권과 관련된 여러 이슈들을 던져 생각해보게 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췄는데, 이건 현재로선 가장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동물권은 단지 동물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인간의 이기심과도 연관이 있는데, 그러한 면도 악역 캐릭터들을 통해서 나름 잘 보여준다.

이야기를 판타지를 통해 풀어낸 것은 조금 미묘했는데, 현실적인 내용과 판타지의 차가 너무 커서 잘 물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과는 상당한 거리감을 보이는 동물실험 내용이 그렇다. 이게 소설내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기도 했다보니, 전체적으로는 조금 허황스럽게 느끼지기도 한다. 이건 주제의 전달 뿐 아니라 소설로서의 재미 역시 떨어뜨리는데 한 몫 한다.

이야기를 판타지로 쓴 것은 어찌보면 부득이한 선택이었을 것 같기도 하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다른 동물들의 생각 등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이 내세우는 동물권이란 것이 얼마나 한계가 명확하며 그 자체로 모순적인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도, 아직 논란중에 있기 때문에 더욱, 한번은 생각해봐야 할 동물권에 대해서 여러 측면으로 다루어 알게 한 것은 꽤 긍정적이다. 청소년들에게는 화두를 던지는 책으로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