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버킹엄(Marcus Buckingham)’과 ‘애슐리 구달(Ashley Goodall)’의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Nine Lies About Work: A Freethinking Leader’s Guide to the Real World)’은 일에 관해 흔히 널려있는 통념을 부수는 책이다.

표지

통계는 사실 좀 미묘한 과학이다.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지 않던가. 복잡하게 얽힌 변수까지는 제대로 담아내지 못해서다.

그러나, 의외로 통계 그 자체가 갖는 문제나 한계 때문에 그런 것 보다는 통계 결과를 곡해하거나 통계를 악용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더 많다. 일부러 특정한 결과가 나오도록 표본을 제한한다던가, 같은 결과를 놓고도 다른 해석을 덧붙이는 게 대표적이다. 비교적 과학적(수학적)이고 대중성을 띄다보니 이용해 먹으려는 인간들이 많아서 생긴 문제다.

그래서 통계에 기반하여 현상을 조사하고 그에대한 답을 이끌어낸 이 책도 사실 좀 조심스러웠다. 주장을 그럴듯하게 꾸미기 위해 통계를 갖다 붙이는 건 아닐까 싶어서다. 아니면 통계의 함정에 빠진 것일 수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그럴만한 것은 별로 안보인다. 지나치게 경우에 딱 맞아 떨어져서 데이타 조잘 의심을 들게 하지도 않고, 분석 역시 어거지로 갖다 붙인 건 아니어서 누구든 보면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그러니 당연히 그를 통해 내린 결론도 믿음직하다.

그건 책의 내용이 단지 논리적으로 그럴듯 한 것 뿐 아니라, 실제 회사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경험들을 잘 비추어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에서 말하는 여러 거짓말들은 회사의 소위 ‘문화’라는 것에서 왜 때때로 썩 마뜩잖음을 느낄 수 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해준다. 말하자면 그것은 실제로 내가 속한 무리에 있는 실제 문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괴리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할 수 밖에.

기존에 갖고있던 일에 관한 통념을 깨는 것은 자연히 어떤 조직 문화를 갖춰야 하는지로 연결된다. 그래서 이 책은 일반 사원보다도 리더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다만, 자기 입맛에 맞게 왜곡하기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본다고해서 과연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개인 경험을 생각하면 부정적이라 못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