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슈라이버(Daniel Schreiber)’의 ‘어느 애주가의 고백(Nüchtern: Über das Trinken und das Glück)’은 그렇게 사랑했던 술을 끊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은 책이다.

표지

무엇을 숨기랴. 나 역시 애주가다.

술을 좋아한다는 사람엔 여러가지 유형(또는 방식)이 있다. 혼자서 맛으로 술을 즐긴다는 사람, 같이 먹는 사람들과의 자리가 좋아 술을 마신다는 사람, 알딸딸하게 올라오는 은근한 취기가 좋다는 사람 등. 이런 사람들 중엔 누구도 술을 끊지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술을 완전히 끊으려 한 적도 없고, 그래야 할 정도로 술이 나쁘다고도 느끼지 않으며, 그럴만큼 술을 자제하지 못하게 되리라고 역시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때 애주가였다는 저자는 그런 생각이 잘못 됐다고 말한다. 양과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술은 결국 같은 결과를 낳는다고 말이다.

바로 죽음이다.

왜 그럴까. 정말로 그럴까. 안그런 사람도 있지 않을까. 저자는 그것들을 자신의 경험과 연구, 통계 등을 들어 차분히 설명한다. 예외는 없다고 말이다. 그리고 벗어날 방법은 금주 뿐이라고 확고히 말한다.

거기엔 여러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인간의 나약한 의지, 술의 강력한 의존력, 사회적인 문제. 하지만, 술에서 벗어났을 때 얼마나 멋진 삶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잘 얘기한다.

한국 사람도 술을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그리고 그 때문에 여러 문제들을 일으키기도 한다. 술 먹는 사람 중 한번이라도 안그랬던 사람이 있을까.

작가는 자신이 빠져있던 것으로 술 뿐 아니라 담배와 마약도 언급하는데, 경험자로서 은연중에 이것들을 같은 선상에서 얘기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

술을 꾸준히 마시는 사람은 물론, 때때로 마시는 사람이나 특별한 날에만 마시는 사람, 심지어 건강을 위해 조금씩 마신다는 사람까지도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