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는 꿈 판매를 본격적인 판타지로 흥미롭게 그려낸 소설이다.

표지

한국인이라면 꿈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뜻깊게 생각하는 것)이나, 꿈이 어떤 뜻인지 해석하는 해몽, 꿈이 품은 운 등을 옮기기 위해서 사고판다던가 하는 것도 전통 문화처럼 익숙할 것이다.

그뿐이랴. 한번쯤은 꿈을 통해 멀리떨어진 가족의 소식을 알게 된다거나, 꿈을 잘 꾸고난 후 복권에 당첨되기도 하고, 때로는 좋은 꿈을 다른 사람과 사고 파는 등 관련 경험을 해본 사람도 많을거다.

그러나, 그런 그런 사람들조차도 꿈이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까지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꿈이란 어디까지나 깊이 숨겨져있던 마음을 드러내거나 플라시보 효과 같은 걸 보게 해주는 정도에 그치는 미신의 일종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꿈이 사실은 정말로 확실한 효능이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효과가 분명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관리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소설은 그런 상상을 꿈집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나부터 다룸으로써 그럴듯하게 잘 보여준다.

자기가 꾼 좋은 꿈을 스스로 사용할 수는 없고 팔아서 다른 사람이 취했을 때에만 효과가 있다던가, 좋은 징조와 나쁜 징조에 따라 효과나 부작용이 달라진다는 점도 그렇고, 몇가지 종류가 있어 산몽가에 따라 제한적인 부류의 꿈만 꿀 수 있다던가 하는 등 세부 설정도 잘했다.

특히 산몽가를 단지 꿈을 꾸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들과 이어져 꿈을 통해 힘을 받고 미래를 보기도 하는 등 일종의 신기가 있는 사람으로 그린것이 좋았는데, 이것이 이들의 꿈이 특별하단걸 단적으로 알게할 뿐 아니라 그런 그들이 꾼 꿈이기에 그만큼 효능이 있는 것이라고 납득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그들이 꾸는 꿈과 그런 그들이 역여서 자아내는 이야기도 꽤 흥미롭다. 평창동 꿈집과 꿈집에 얽혀있는 저주와 예언, 그리고 그 안에서 버둥거리는 인간들의 이야기는 꽤 완결성도 잘 갖췄다. 미래를 보고 예언을 하는 사람으로써의 고뇌라던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등도 적절히 버무렸다. 덕분에 소설은 단지 흥미롭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나름 묵직한 무게감도 가졌다.

꿈을 사고판다는 일상에서 가볍게 지나치는 소재를 본격적인 판타지로 상당히 잘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