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푼북에서 나온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는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동명의 저서를 축약하여 담은 책이다.

표지

실제 저자가 쓴 원작은 약 8~900여쪽에 이르는 장편이다. 이 책은 그걸 짧게 축약하면서, 아이들을 위해 표현 수위 등을 낮춘 것이다. 그러다보니 중간 중간 빠진 곳도 꽤 보인다.

등장인물들이 이전에 다른 사건을 등장을 했었는데 그게 제대로 그려지지 않은게 그 하나다. 그래서 몇몇 인물은 갑작스레 필요에 의해 등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올리버 트위스트의 험난한 인생과 여러 사건을 거친 후 행복을 찾는 이야기도 조금 평이해졌다. 무엇보다 올리버 자신의 이야기가 거의 없어서다. 태어나서 구빈원으로 가고, 소매치기 일당으로서 사는 것이나, 그러다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 역시 그렇다. 모두 다른 사람들에 의해 진행되고, 올리버는 마치 물건처럼 그들 사이에서 왔다갔다만 할 뿐이다. 올리버가 왜 그들과 함께 지낼 수 밖에 없었는지,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그들과 함께 해야만 했던 이유라던가, 그게 그 시대의 어떠한 면 때문이었는지 등이 잘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나쁜 측에 있다가 올리버를 도와주게 되는 사람들의 행동도 역시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워낙에 짧기 때문이다. 축약본이라서 갖는 한계다. 원작은 방대한 이야기를 통해 하나씩 풀어낼 수 있었겠지만, 짧은 이야기에서는 아무래도 그것들을 제대로 담기 어려웠던 것 같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서 더 그렇다. 그래도 최소한 희망을 놓지 않는 올리버의 삶 정도는 표현이 되었으면 좋았으련만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