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키 다케오(左巻 健男)’의 ‘재밌어서 밤새 읽는 인류 진화 이야기(面白くて眠れなくなる人類進化)’는 인류 진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가볍게 읽을 수 있게 정리한 책이다.

표지

인간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나타난 것보다는 일련의 흐름이 있어 이유나 당위성이 있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인간이 어떻게 생겨났나도 수많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그것들은 주로 ‘신화’의 형태를 띄었는데, 왜냐하면 당최 어떻게해서 인간이 생겨났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무도 신화적인 창조로 인간이 생겨났다고 믿지 않는다. 대신 진화를 통해 인간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인간의 발생이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를, 가까운 곳에서부터 최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꼭 ‘인류’로만 한정지어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원시인 등으로 불리는 ‘인류’의 연결 고리를 파트1에서 살펴본 후엔 포유류와 양서류, 공룡, 더 나아가는 최초의 생물까지 거슬러 올라가본다.

책 제목은 ‘인류 진화 이야기’이지만, 사실은 ‘생명의 탄생과 진화’를 담은 것에 가까운 셈이다. 대신에 그런것들을 다룰 때에도 인류와의 연결고리를 계속 유지한다. 손가락이라던가, 폐, 털, 눈 처럼 현재 인간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기관들의 탄생이나 변화를 다룬 것들이 그렇다. 이런 구성이 나름 전체적으로 인류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고 느껴지게도 한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쉽게 읽힌다는 거다. 나름 전문 지식을 다루는 것이지만 읽을 때 막힘이 없도록 문장이 편하다. 부담스럽지 않도록 문장도 잘 간추렸다. 주요한 내용을 담으면서도 늘어지지 않도록 축약해서 얼핏 부족해 보일 때도 있지만, 덕분에 지루하지 않고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컨셉을 꽤나 잘 지킨 셈이다.

아쉬운 것은 최신 정보까지는 담겨있지 않은 듯 하다는 거다. 유인원을 구분하는 용어부터 ‘최근엔 사용하지 않는 추세’라고 주석을 단 걸 보면 그렇다. 아무래도 처음 출간된지 5년여가 지난 책이라서 그런 듯하다. 그간에 새롭게 발견된 것이나 바뀐 내용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