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노비가 되었다 1’는 조선시대 노비로 타입슬립한 초등학생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학습동화다.

표지

상상력이 꽤나 좋다. 타입슬립이라든가 조선, 노비같은 주요 소재 자체가 새롭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을 정말이지 잘 조합해서 재미있는 이야기에 붙였기 때문에 보면 새삼 감탄이 나온다.

과학과 발명을 주제로 한 학습동화란 것도, 너무 그러한 점에 집중하여 정작 동화라는 성질을 잃고 학습서가 되는 문제에 봉착하지 않고, 일단 재미있는 이야기에 적절히 어울릴법한 과학을 소개해서 이야기에 대한 흥미는 물론 함께 실린 과학 원리와 발명품에도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 역시 잘 했다. 책에 실린 발명품 중 하나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게 부록으로 제공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흥미로운 책이라는 점에서, 글만 빽빽한 100% 소설이 아니라 반절은 만화라 해도 좋을만큼 글과 만화가 섞인 포맷으로 만든 것도 좋았다. 귀여운 캐릭터와 잘 어울리고 유쾌한 묘사도 좋아서 책을 끝까지 재미있게 보게 한다.

신기한 ‘빛나는 돌’을 주웠다가 조선시대에 노비로 타임슬립해 강제로 퀘스트를 받게 된다는 게임같은 설정은 주인공과 독자가 쉽고 빠르게 이야기 상황에 적응하고 몰입하게 한다는 점에서 나름 긍정적이다.

그렇다고 단지 어쩔 수 없이 상황을에 적응하거나 빠져나가려고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돕고 또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주인공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기도 해서 이야기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퀘스트를 받은 ‘개똥’이는 과연 그걸 어떻게 완수할지, 또 그 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발명품들을 만들어 사용할지, 과연 이 퀘스트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지어질지 다음권도 기대된다.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