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다 요시히로(岡田 好弘)‘가 만들고 ‘카미야 케이스케(神谷 圭介)’가 쓰고 그린, ‘고수의 귤 까기 아-트(あたらしいみかんのむきかた / Orange Origami Art)’는 귤 껍질을 예술적으로 벗기는 방법과 도면을 소개하는 책이다.

표지

이 책은 무려 7년전인 2010년 일본에서 처음 발간했다. 그 후 큰 인기를 끌어 2011년 2탄, 2013년엔 DVD도 나왔으며, 한국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신기하고 놀라운 예술 공예로 여러번 이슈가 된바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보고 싶었는데, 그게 이번에 2014년 네팔(Nepali)에 이어 두번째로 공식 한국어판이 나온 것이다.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한국어판 출판

이 책은 기본적으로 귤 껍질을 어떻게 까야 모양을 낼 수 있는지를 설명한 도면집니다. 이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데, 그래도 여기까지만 했으면 특이한 취미 책 정도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거기에 ‘무키오’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귤까기 이야기를 더해 묘하게 웃긴 병맛나는 책이 되었다.

귤까기 마스터를 향한 무키오의 이야기는 별 것 아닌걸로 그들끼리 진지해서 반대로 더 웃음을 자아내는데, 처음에 쌩뚱맞아 보이지만 보다보면 생각보다 웃기다.1

p8 p9

그래서 이 책은 2번에 걸쳐 보게 된다. 처음은 무키오의 행적을 따라가는 일종의 콩트 만화로서고, 다음은 귤 까기를 따라하기 위한 도면 참고용으로서다. 그래서일까. 내용은 50여 쪽밖에 되지 않는 얇은 책이지만 생각보다 충실하단 생각도 든다.

이 책에 수록된 깔 수 있는 동물 도면 25종은 다음과 같다:

차례

No 모양 난이도
1 토끼
2 ★★
3 ★★★★
4 호랑이 ★★★★
5 ★★★★
6
7 ★★
8 ★★★
9 원숭이 ★★★
10 긴꼬리닭 ★★★★★
11 ★★★
12 멧돼지 ★★★★★
13 오징어 ★★★★
14 전갈 ★★★
15 순록 ★★★
16 ★★
17 백로 ★★★★
18 ★★★
19 독수리 ★★★★
20 비둘기 ★★★★★
21 개구리 ★★★
22 사마귀 ★★★★★
23 태양
24 불가사리
25 괴물 네시 ★★

여기에 추가로, 꿀껍질을 까는데 필요한 준비물과 까는 방법, 다 깐 귤 껍질 작품을 보관하는 방법도 간략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귤 뿐 아니라 다른 과일 껍질로도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걸 보인다. 여기서는 별 다른 설명을 하지 않지만, 사실 여기까지 왔다면 딱히 별 다른 설명은 덧붙이지 않아도 된다는것을 책을 보는 사람이 더 잘 알 것이다.

귤 껍질로 조형물을 만든다는것은 다분히 일본적이다. 생각지 못했던 재료를 사용했다는 점도 그렇고, 자칫 개인의 잡기로 치부될 수도 있는 것을 ‘새로운 취미’라는 것으로 잘 승화시켰다는 것도 그렇다. 이런 소위 ‘오타구’스러운 취미는 때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는데, 귤 껍질 까기는 누가 봐도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감탄을 자아내게 해서 더욱 좋다. 나도 시간을 내서 난이도가 낮은 태양이나 불가사리부터 하나씩 시도해보고 싶다.

원 제작자의 홈페이지에 가면 책으로 나온 것 말고도 더 많은 모형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중 일부는 2권으로 방법이 공개되기도 했다. 기왕 1권이 나왔으니, 2권도 이어 나와 더 많은 귤 까기를 감상하고 또 따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이 책을 쓰고 그린 카미야 케이스케는 콩트 모임 ‘테니스 코트(テニスコート)‘의 멤버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그의 콩트력을 십분 발휘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