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핀 페레(Delphine Perret)’의 ‘나일악어 크로커다일과 미시시피악어 앨리게이터(Pedro crocodile et George Alligator)’는 다름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그림책이다.

표지

얼핏 보기엔 똑같아 보이기도 하는 두 악어 크로커다일과 앨리게이터는 차분히 따져보면 엄연히 다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악어라고 하면 이름이 익숙한 ‘크로커다일’을 떠올린다. 앨리게이터는 그게 불만스럽다. 그래서 사촌인 크로커다일을 찾아가 하소연을 하자, 그건 지구 반대쪽에 있는 아이들이 헷갈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둘은 그런 아이들을 직접 찾아가보기로 한다. 기회가되면 따끔한 맛을 보여주기 위해 잡아먹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게 여행을 떠난 둘이 지구 반대편 도시에 도착해 길을 묻고, 아이들을 찾아가 일을 벌이고, 그러다가 결국 친해지는 모습은 꽤 재미있다. 자기들을 구분할 줄 아는 아이가 등장해 다름을 설명해주자 아이들이 좀 더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모델처럼 꼿꼿이 서 있는 모습을 웃음이 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한동안 아이들과 지내다 돌아온 크로커다일과 앨리게이터. 이제 아이들과도 친해졌으니 둘을 헷갈리지도 않고, 앨리게이터도 불만이 없을까. 작가는 끝도 이제까지처럼 유쾌하게 마무리한다.

이야기는 굉장히 유머러스하지만 서로 다름과 그걸 인정해주는 것을 담은 내용은 꽤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준다. 검정 펠트펜으로 단순하면서도 세밀하게 묘사하고, 두 악어나 아이들의 얼굴 등 일부에만 색을 칠해 강조한 그림도 매력적이다. 배경의 문구 등에서도 작가의 유머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이것들도 나름 충실히 번역해서 좋다. 다만, 일부 폰트는 그림과 그렇게 딱 어울리지 않아서 조금 아쉬움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