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나 더건(Helena Duggan)’의 ‘완벽한 도시 퍼펙트(A Place Called Perfect)’는 멋진 이야기를 톡톡튀는 상상력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표지

알 수 없는 소년 ‘보이’의 이야기로 문을 여는 소설은, ‘바이올렛’이라는 소녀의 가족이 무려 ‘퍼펙트’라 불리는 마을로 이사를 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안과 의사인 소녀의 아빠가 마을에서 안경점을 하고있는 아처 형제에게 일을 제안받아 온 마을은 특이하게도 태양빛 때문에 눈이 안보이게 되는 문제가 있는 곳이었다. 다행히 당장은 아처 형제가 개발한 안경을 써서 다시 앞을 볼 수는 있다만, 궁극적으로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녀의 아빠를 불렀던 것이다. 소녀의 가족들도 마을에 온지 하루만에 앞이 안보이게 되고 아처 형제의 안경을 쓰게 된다.

그러고서 마침내 둘러보게 된 마을은 과연 ‘퍼펙트’라는 이름이 어울릴 만하다. 하지만 소녀는 그 가운데서 묘한 뒤틀림들을 느끼게 되고, 그러다 우연히 소년을 만나게 되면서 마을의 비밀을 파헤치는 모험을 함께하게 된다.

이 소설은 여러 측면에 잘 만들어졌다.

먼저 이야기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좋다. 사회비판적인 내용을 담아서 우리네 역사나 현재 모습을 떠올려보게도 하며, 그를 통해 무엇이 더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인지도 자연스레 생각하게 한다. 담고있는 내용이 보편적이서 쉽게 공감할만한 내용이기도 하고, 억지스럽게 밀어 붙이기보다 이야기를 보며 알 수 있게 해서 거부감도 없다.

이야기의 완성도도 높다. 사소해보이는 것으로 시작해서 점차 이야기를 크게 부풀리는 것을 잘 했는데, 그렇게 흘러가는 과정도 대체로 무난하게 잘 연결했다. 일부 판타지적인 내용들은 다소 데우스 엑스 마키나스럽기도 하다만, 그러한 면이 특정 인물에게만 몰려있는 것은 아니라서 딱히 부자연스러운 전능함처럼 비치지도 않았다. 꽤나 노골적이어서 추측 가능하기도 하지만 떡밥을 뿌리고 회수하는 것도 적절해서 더욱 이야기가 잘 짜여져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소설 자체가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는 점은 이 소설을 더욱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데, 그게 이야기와도 어느정도 연결점이 있기에 더욱 좋게 느껴졌다.

나름 깔끔한 마무리도 좋은 편이었다. 물론 조금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듯한 것도 눈의 띄는데, 그건 이 책이 시리즈 중 1권이라 그런 것이다. 아마 후속권에서는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 권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