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작별’은 냉동인간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표지

냉동인간은 지금에 와선 좀 식상한 소재다. 이미 진지한 SF에서부터 가볍게 즐길만한 오락 액션까지 넘나들며 여러 상상력들을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것을 새삼 다시 꺼냈으니, 좀 더 구체화된 무언가 또는 저자만의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됐다. ‘나는 왜 다시 살아났습니까?’ 문장을 의미심장하게 내세운 것도 그렇다.

그런 점에서는 그닥 기대에는 못미치는 이야기였다. 지금까지 알려진 냉동인간 연구를 나름 잘 써먹었고, 탈북이라든가 상실감, 가족애같은 요소들도 여럿 집어넣긴 했지만 그것들이 온전히 제대로 녹아들어 잘 섞인 느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장 탈북 소재가 그렇다. 딱히 필요가 없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류요엘’의 상황을 좀 더 벼랑으로 몰아붙이는 역할을 하는 건 맞다만, 단지 그것만으로 이렇게까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건 오히려 어색하기도 하다. 무려 3,000억 사기 사건을 일으킨 ‘이을유’나 조류학자인 아버지 ‘류한조’의 이야기도 그렇다.

무엇보다 류요엘에게 잘 공감이 되지 않는다. 그가 했던 선택들, 생각들에서 계속되는 어긋남을 느낀다.

제목이기도 한 ‘완벽한 작별’이라는 것으로의 연결, ‘작별’이라는 것은 물론 ‘완벽’이라는 것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표지에서부터 던졌던 질문도 그냥 소비된 질문이었고, 군데 군데 모호하게 쓰인 문장도 썩 취향이 아니다.

음. 너무 기대했나.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