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사 편집부(グラフィック社編集部)’의 ‘픽셀 아트북: 현대 픽셀 아트의 세계(ピクセル百景: 現代ピクセルアートの世界; Pixel Vistas: A Collection of Contemporary Pixel Art)’는 여러 픽셀 아트를 담은 일종의 화집이다.

표지

픽셀이란 작은 점 하나를 의미한다. 그것들을 하나씩 찍어서 완성하는 그림인 픽셀 아트는 그 작업을 연상하는 것만으로도 절로 감탄이 나오게 만들기도 한다.

픽셀 아트는 컴퓨터 그래픽에서 비롯된 것인데, 원래는 전혀 지금처럼 특정한 느낌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컴퓨팅 파워와 디스플레이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야만 했던 제약에 가까웠다. 320x240, 640x480, 4컬러, 16컬러 같은 것들이 그런 것들 중 하나다.

그런 제약 속에서, 때로는 인간의 시각적인 특징을 이용하기도 하고, 팔레트를 바꾼다든가 하는 식의 기술을 사용하기도 하면서 최대한 고품질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것들은 절로 그걸 접하는 사용자들에게 어떤 감동을 느끼게 만들었었다.

지금은 4K 이상의 해상도와 32bit를 넘어선 10bit HDR 색감까지 쓸 수 있게 되면서 더 이상 이런 식의 노력은 필요없게 되었지만, 당시 그래픽에 받았던 감동은 사라지지 않아서 일종의 예술적 표현으로써 살아남아 독자적인 장르로까지 발전하게 되었으니, 픽셀 아트가 바로 그것이라 하겠다.

픽셀 아트는 컴퓨터 그래픽의 제약에서 비록된 것이기 때문에 그 진짜 매력은 역시 컴퓨터를 통해 보았을 때 분명하다. 픽셀 하나 하나를 살펴보면서, 이건 분명히 기계적으로 그려진 게 아닌 사람이 하나 하나를 직접 선택해 찍은 것이라는 것을 느낄 때, 작으면서도 풍부한 표현을 담고있고, 단순화 되었으면서도 구석까지 세밀하게 그려진 것을 보았을 때 그것을 찍어낸 것에 감동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픽셀 아트를 인쇄된 것으로 보는 것은, 역시 그런 감동까지는 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는게 썩 나쁘지 않았는데, 몰랐던 픽셀 아트들을 구경할 수 있는데다 그걸 찍어낸 작가의 이야기를 보는 것도 괜찮기 때문이다. 픽셀 아트를 소개하는 책으로서는 충분히 괜찮다는 말이다.

픽셀 아트에 관심이 있다면, 꼽을만한 픽셀 아트와 관련 이야기들을 살펴볼 수 있는 이 책은 꽤 흥미롭게 볼만하지 않나 싶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