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 위인전’1은 작가가 고른 위인 9명과 외전 인물 2명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함현식 - 찌질한 위인전

이 책의 첫 인상은 유쾌한 내용의 책일것 같다는 거였다. 나서부터 남다르고 주변에선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시대를 앞서가며 많은 장애와 현실을 극복하고 업적을 이루어 냈다는 식의 흔한 위인전과는 달리 인간적인(때론 어이없는) 실수나 부족함도 저지르는 위인들의 일화를 소개하는 그런 책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찌질함은 약간의 유쾌함도 주는 그런 찌질함이 아니다. 인생 전반에 걸쳐 끈적하게 달라붙어 힘들고 괴롭게하는 그런 찌질함이다. 경제적인 무능함이나 정신적인 미숙함같은 그런 것들 말이다.

그렇다고 그런 얘기들을 듣고서 이 위인들에 대한 존경이 사라지거나 나쁘게 보게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런 질척한 진짜 인간의 이야기를 듣고서 그 삶에 연민을 느끼고 행동에 공감을 하게되며, 그런 삶에도 불구하고 그런 업적을 남긴것이 더욱 위대해 보인다.

나서부터 남달랐다는 흔한 사탕발림 위인전보다 어쩌면 나와도 크게 다를바 없는 진짜 인간이었던 그들의 면모를 알게된게 그들을 더 존경하게 만든다.

딴지일보라는 이름과 제목에서 느꼈던 첫 인상과는 달랐지만, 업적에만 치중해 인간으로서의 그들의 삶은 무시한듯한 기존의 위인전들과는 달리 그들의 인간적인 삶에 초점을 맞춘것이 좋았다.

책은 글 쓰는 기자이며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한 작가가 그 자신의 입담을 글로 옮긴것처럼 빠져들어 읽게 잘 썼는데, 다만 그렇게 쓴 덕에 앞서 했던 얘기를 또 하거나 잘못된 문장(예를들면, 영어 직해에서나 나올법한 이상한 한국어 문장)을 쓰는 등 눈에 걸리는것도 남아있어 좀 아쉬웠다. 원래 딴지일보에서 연재했던것을 엮어서 낸 것인데, 책으로 낼 때 이런 것들도 같이 수정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연재 당시에는 삽화도 여럿 사용했었는데, 이것들이 모두 빠진것도 아쉽다. 짤방 수준인 것도 있긴 했지만, 모두가 다 그런건 아니었는데 말이다. 책값이 너무 올라갈까봐 그랬던 것은 아닐까 싶다. 다행히 아직 연재본이 살아있으니 원한다면 참고할 수 있다.

위즈덤하우스로부터 리뷰를 위한 책을 제공받아 읽어보고 작성했다.
  1. ‘찌질한’은 표준어 ‘지질한’을 굳이 현대인들이 하는 발음 그대로 적은 것이다. 언어란 문화를 따라가는 것 이므로 후에는 이 ‘찌질하다’는 표기도 표준어가 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