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다드 브라비(Soledad Bravi)’가 그리고 ‘도로테 베르네르(Dorothée Werner)’가 쓴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Pourquoi y a-t-il des inégalités entre les hommes et les femmes?)’는 제목 그대로의 내용을 담은 만화다.

표지

성차별은 예전부터 얘기가 많았고 지금에 와서는 아주 뜨겁게 달아오른 듯한 말 그대로 핫한 주제다. 그래서 페미니즘이라던가를 주제로 한 것도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사상적인 면을 떠나, 인간이 초기에 무리를 이루고 살 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성차별을 해왔는지 그 역사를 담아내었다.

그 중 일부는 역사적인 기록이나 증거가 없어서 추정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들도 있기는 하나, 전체적으로는 역사 기록에 따른 사실에 기반해서 썼고 거기에 저자의 생각이나 특정한 단체의 생각들을 과하게 덧붙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차별이라는 무고 감정적인 주제를 다루는 것 치고 책 자체는 꽤나 담담하게 읽히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점이 좋았는데, 특정 단체의 생각을 담은 것은 자칫 감정적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 중에는 일부 납득이 가지 않는 얘기도 있어 더 그렇다. 그런 점에서 사실 위주로 기술한 이 책은 그런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없어 좋았다. 굳이 그러지 않더라도 역사를 돌아보는 것이 자연히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아직도 남아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반성도 하게 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프랑스인이라서 그런지 책 속 내용 중 대부분은 프랑스 역사와 관련이 있는데, 이건 한편으로 장점이면서도 아쉽게도 느껴졌다. 장점인 것은 프랑스 인들에게 더 직접적으로 다가왔을 거라는 거고, 아쉬운 것은 프랑스 역사가 세계사와도 닿은 면이 있는 것과 달리 동양사와는 꽤 다른면이 많다는 거다. 그래서 자연히 한국을 비롯한 동양에서의 관련 역사가 궁금해졌다. 책 앞에 붙어있는 ‘여성 역사 연대표’에 한국 내용도 조금 실려있기도 한데, 한국판 같은걸로 좀 더 본격적으로 풀어보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fr8 ko10

책 편집은 연속된 4컷만화 같았던 원작과 달리 컷을 2~3개씩 나누어 좌우로 번갈아가며 놓는 형태로 바꿨는데, 덕분에 여백이 늘어 읽기에 나쁘지는 않으나 나래이션과 그림, 그리고 말풍선의 읽는 순서는 꼬이게 되어 독서 경험이 썩 좋지는 않았다. 주석때문에 공간을 많이 써야 하는 것을 생각해도 글자 크기 등을 조절하면 충분히 원작같은 편집도 가능했을텐데 아쉬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