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 세상이치’은 철학과 과학으로 보는 세상의 모습을 담은 책이다.

표지

철학과 과학을 한 책에 담았다고 하면 얼핏 묘한 조합인 것처럼 보인다. 사실에 기반한 것처럼 느껴지는 과학과 달리 철학은 다소 사상적인 것, 어떻게 보면 공상적인 것을 다루는 것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학도 과학과 마찬가지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일환으로 시작한 것이며, 애초에 과학이 자연철학 즉 철학으로서 이야기되던 것들이 발전해서 따로 떨어져 나온 것이란 걸 생각하면 이제와 이 둘을 애써 구분지으려고 하는 것은 사실 좀 멋쩍은 짓이다.

실제로 이 책에 담긴 여러 철학 사상들과 과학 이론들은 딱히 경계를 선명히 나누기 어려울 정도로 잘 어울린다. 물론, 철학 사상들이 과학 이론들에 비하면 좀 더 오래된 것들이고 그래서 잘못 이해했거나 얼핏 엉뚱해보이는 것들도 있기는 하다만, 좀 더 들여다본다면 어째서 그런 사상이 나온 것이며 그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또한 현재의 과학 이론에 어떤 식으로 남아있는지까지도 의외로 많이 알아챌 수 있다.

저자는 철학과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비교적 쉬운 언어로 풀어서 주요 내용을 설명하면서, 그런 점들도 알아볼 수 있도록 잘 집어준다.

철학과 달리 물리 이론들은 뒤로 갈수록 (수학적인 것이 된다는 특성상) 간단하게는 설명할 수 없어지기는 한다만, 그래도 도저히 모르겠다며 던지지 않을 수준으로 나름 잘 간추렸다.

각각의 내용들은 그 자체로 지식욕을 채워주기에 유익하기도 하지만, 함께 놓고보면 시대에 따라 세상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알 수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특히, 이제는 더 이상 들어맞지 않을 것 같은 과거의 철학 이론 속 핵심 아이디어가 지금의 최신 과학과 들어맞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꽤나 흥미롭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