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테라’는 동명의 행성을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토착종과의 싸움을 그린 SF 소설이다.

표지

먼 미래, 수명 연장으로 인구는 폭증하고 우주개척사업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그리고 그 결과로 지구와 매우 흡사한 은하와 조건을 가진 행성 ‘프린테라’를 발견한다. 그곳에는 유인원처럼 생긴 토착종이 있었는데, 우호적으로 (사실은 별 생각없이) 접근했다가 도륙을 당하는게 실시간으로 중계된 이후 범지구적인 차원에서 이들 ‘야후’와의 대대적인 전쟁을 벌이게 된다. 이 소설은 그 소용돌이 안에 있는 한 인물 ‘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소설의 설정이나 배경 등은 사뭇 익숙한 냄새를 풍긴다. 이미 다른 작품들(소설이나 게임, 영화 등)을 통해 봤던 코드들을 여러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오마주인 셈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칫 ‘또 그건가’ 싶을 수도 있는데, 읽다보면 그것들을 잘 버무려 잘 갈무리하는 걸 보면서 새삼 감탄도 하게 된다.

소설은 전쟁이라는 상황, 군인이라는 주인공들의 신분 때문에 밀리터리물의 느낌도 강하다. 밀리터리물은 자칫하면 유치하게 흘러가기 쉬운데, 전문 지식이나 이야기로서의 재미 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SF라는 점이나 부대를 자유로운 분위기로 설정하는 등 몇가지 장치도 잘 사용했고, 또한 이야기도 꽤나 잘 풀어냈다. 그래서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순수하게 ‘재미를 위한 소설’이라 하면 예전에 ‘소설 게시판’ 등에서 봤던걸 떠올리곤 하는데, 이 소설을 보면서 그때 느낌도 꽤 많이 받았다. 주인공들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활약하는 모습은 조금은 가벼운 ‘판타지무협’ 같기도 했다.

그렇다고 흥미 위주로만 이야기를 다룬 것은 아니다. 진지한 SF에서 볼법한 질문도 품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재미를 주면서도 진지한 면까지 잊지 않은게 칭찬할만 하다.

사실 나는 몇몇 장르 소설은 한국소설을 찾지 않는다. 실망한 경험이 많아서다. 그 대표적인게 추리 미스터리와 SF다. 그래서 이 책도 좀 걱정을 하긴 했었는데, 이 정도면 꽤 훌륭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