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랑의 확률’은 불현듯 어른이 되어버린 20대 청춘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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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성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 20대 초반, 그 때까지 사랑은 커녕 연애라는 것도 못해본 한 남자가 처음 사랑을 해보고 실수하며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 이 소설은 사실 꽤 익숙한 시놉을 그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이란 무엇이라는 걸 얘기하는데 있어 연애경험이란 게 전무한 주인공을 내세우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지라, 이건 일종의 틀처럼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거기에 더해 주인공의 속성으로 ‘수학자’라는 걸 추가했는데, 이걸 생각보다 잘 녹여내서 극을 흥미롭게 만든다. 논리적으로 따지는 주인공이 점차 거기에서 벗어나는 것도 그렇고, 중간 중간 사랑을 공식처럼 상수와 변수로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다.

주인공이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도 꽤 잘 그렸다. 몇년에 걸쳐 극적이라 할만큼 다양한 사랑을 경험하게 되는데, 애초에 연애초짜라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별로 어색하지 않았으며 그 이후의 전개도 꽤 자연스럽게 끌어간 편이었다.

주인공의 경험들은 단지 그의 시행착오를 보여주는 것 뿐 아니라, 독자에게 사랑의 여러 단면들을 보여주고 사랑이란 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좋은 것인지 생각해보게 하기도 한다.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에세이처럼 사랑에 관한 말들도 꽤 많이 하는데, 그것들도 대체로 공감이 갔다. 개중에는 (겪어보지 않았다면 선뜻 와닿지는 않겠지만) 한참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조언 같은 것도 있어서 그런 쪽으로도 나름 좋은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의 완성도나 결말도 괜찮은 편이다. 생각보다 짧아서 조금은 급박하게 진행되는 느낌도 있고, 몇몇 부분은 이상해서 핍진성이 떨어지기는 면을 보이기도 한다만, 시각적인 미(美)라던가 드라마틱한 연출을 위해서 그랬다는 등의 이유를 붙여 넘어가 줄만 하기도 했다.

내용 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교정이 제대로 안되있다는 거다. 오타 뿐 아니라 개행이나 문장부호 등을 엉뚱하게 해논 곳도 꽤 많아서 꼼꼼히 신경써서 만든 것 같지는 않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