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야오창(陳耀昌)’의 ‘포르모사 1867(傀儡花)’는 19세기 헝춘반도의 이야기를 그린 역사 소설이다.

표지

역사라는 건 좀처럼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없다. 애초에 기록되지 않은 경우도 있으며, 기록되었으나 누락이 있는 경우나, 심지어는 후대에 개작하여 변조되는 경우도 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간의 혐오감을 담아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도 하지 않던가. 설사 진짜 역사 기록물을 보더라도 절대란 건 없다는 비판적인 시선을 가져야하는 이유다.

그래도 그편이 제대로 남아있는 기록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 아예 기록조차 없으면 작은 조각들을 이어붙이거나, 최악의 경우 상상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대만 관점에서의 이야기를 담기위해 상상력을 발휘했다. 그렇다고 대체역사물이나 가상역사물처럼 역사라는 궤를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가상 인물을 추가하고 그의 관계과 활약을 그리더라도 그게 너무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않도록 제한하면서, 가능한 역사적 사실을 훼손하지 않으려 함으로써 분명히 허구의 이야기인 소설이지만 충실히 역사를 재구성해 담으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대만과 대만인, 대만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주요 사건들을 따라가며 그들의 생활상이나 역사를 알 수 있다. 중국의 갖은 선전 공작 때문에 대만을 중국에서 떨어져 나온, 혹은 부속이거나 주(State) 같은 걸로 착각하기 쉬운데, 조금만 더 알아도 소위 한족으로 통용되는 중국인들과 대만인이 얼마나 다른지를 알 수 있다.

그들이 계속해서 몰려오는 강대국들의 등쌀을 이겨내며 어떻게든 생존권과 민족성을 지켜가려고 하는 모습은 침략자인 미국인들에게 대항하는 인디언들을 연상케도 하고 강대국과 밀당을 하며 존속해나가려 했던 과거 한국 국가들의 일면같기도 해 차마 낯설지가 않다.

역사적인 이유, 작은 오해와 실수, 많은 욕심들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도 우리에게 익숙한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그것으로 보여 꽤나 이입된다.

역사를 잘 담으면서 소설로서도 꽤나 이야기를 잘 풀어내지 않았나 싶다.

소설은 넷플릭스에서 ‘스카루(斯卡羅; Seqalu: Formosa 1867, 2021)’란 이름으로 드라마화되었는데, 드라마도 평이 꽤 좋으므로 함께 보면 좋을 듯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