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N. 립탁(Peter N. Liptak)’의 ‘Quick and Dirty Korean for Lovers’는 남녀 사이에서 사용할법한 한국어를 소개하는 영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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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번역쪽에서는 꽤 유명한 저자는, 영어를 가르치러 온 것을 계기로 한국과 관계를 맺게 되어 이후 영어교재 뿐 아니라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배움 책도 여럿 낸 바 있다.

이 책도 저자의 그러한 저서 중 하나로, 여기서는 남녀간의 만남에서 사용할법한 문장을 소개한다.

남녀간의 만남이라고는 하지만, 연인과의 대화만을 염두에 두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부팅이나 헌팅, 나이트클럽에서의 짧은 만남 등 가벼운 상황에서 쓸만한 것도 많이 다룬다. 아니, 오히려 그런 쪽의 내용이 더 많은 편이다. 제목에 걸맞을만큼 당돌한 내용을 담은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너무 성적이거나 한 건 없지만, 그래도 이런게 문화 차이인가 하는 생각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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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구성은 단순하다. 한쪽에는 큼지막하게 한국어 문장과 어떻게 읽는지, 또 어떤 상황에서 쓸 수 있는지가 표시되어있고, 다른 쪽에는 그에 대한 영어 문장과 간략한 설명이 있는 식이다. 문법이라던가 문장을 구성한 단어나 동사 각각이 어떤 의미인지 등은 모두 생략했다. 그런만큼 쉽게 보고 익혀서 쉽게 쓸 수 있다. 하나하나를 따지며 분석하는 한국의 영어 교재와 비교된다.

문장도 간단하고 유행어나 재미있는 문장도 들어있는 등 반쯤은 농담처럼 보이기도 한다. 내용 자체도 그렇게 꽉꽉 채워넣은게 아니라서 가볍게 읽기 좋다. 그래서 외국인 뿐 아니라 한국인이 보기에도 나쁘지 않다. 다만, 가볍게 소개하고 넘어가는 식이라 기본적으로 각 언어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배움을 위한 책으로는 그렇게 좋다고 하긴 어렵겠다. 일부 문장은 함부로 내뱉었다가 잘못될 수 있기에 더 그렇다. 진지하게 공부를 위해서보다는 어느정도 재미로 보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번역 자체는 대부분 무난하긴 했는데, 몇몇은 한국어의 뉘앙스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도 눈에 띄었다.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이나 그런 문장을 만드는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문화나 언어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 외국인도 어떻게 할 수는 없었나 보다. 없는 표현을 만들어낼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이 책은 한국에서 정식으로 출간된게 아니라 외국에서 출판한 것을 들여오는 것으로 아는데, 그래서인지 책 상태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받은 책은 찢어진 곳도 있고 더러운게 묻어있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중고책처럼 보이지는 않는것이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한게 아닐까 싶다. 다행히 책을 보는데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외국 먼지가 묻어온건가 싶은 생각도 들어 찝찝함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