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수프’는 떨어진 무지개를 되돌리기 위한 숲속 동물 친구들의 고군분투를 담은 그림책이다.

표지

이야기는 곰을 위해 토끼가 스푸를 끓이려고 하던 어느 날, 하늘 위에 떠있던 무지개가 번개를 맞고 떨어지면서 시작한다. 무지개와 함께 지내다 떨어진 파랑새는 크게 슬퍼하고, 그를 본 곰과 토끼는 파랑새를 위해 무지개를 다시 하늘로 올려주기로 마음 먹는다.

그리고 생각나는 대로 여러가지 방법을 써서 무지개 돌려보내기를 시도해본다. 새총처럼 하늘로 쏘아보내보기도 하고, 숲의 새들을 불러모아 다 같이 실어나르기를 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 좀처럼 쉽게 되질 않고, 설상가상으로 무개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진 무지개는 산산조각으로 부서지고 만다. 모두가 슬퍼하는 가운데 토끼가 올려뒀던 스푸가 생각나고, 무지개를 돌려보낼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무지개 수프는 무지개도 실체가 있다면 어떨까 하는 작은 상상에서 출발한 그림책이다. 실체가 있다는 건 언제든 그 모습을 보고 원할 때 만져볼 수도 있지만, 그건 잘못하면 망가질 수도 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자칫하면 크게 망가져 되돌릴 수 없을 수도 있다. 그 때의 상실감이란 얼마나 클까. 잘하고자 했던 일들이 잘못되고, 실패하고, 오히려 더 망가뜨려 버렸다는 생각이 들때면 절망감이 일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일들이 그저 헛되고 가치없는 것으로 버려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 비를 내리게 했던 일들이 어쩌면 내일엔 새로운 무지개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밖에도 그림책에는 친구들이 함께 힘을 모아 무언가를 해나가는 것이라던가, 비올때면 나타나는 무지개의 기원을 다룬 것처럼 보이는 등 의외로 살펴볼만한 게 꽤 많았다.

추가로 각 페이지에는 알파벳이나 동식물, 그리고 물건 등이 숨은그림처럼 들어있어서 이야기를 다 보고 나서도 다시한번 그림책을 훑어보는 재미를 준다. 다만, 각 페이지에 어떤 것들이 숨어있는지, 또 그것들은 어디에 있는지를 따로 표시하지는 않아서 숨은그림찾기 놀이로 쓰기에는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