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독서’는 여자인 저자가 여성 작가의 책을 추천하고 또 그 작가의 삶도 살펴보면서 여자로서 느끼고 배웠던 것들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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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건축 석사이자 도시계획 박사이며 일 년에 한 번 꼴로 책을 쓰는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책에 대한 관심이 많은 만큼 읽은 책도 많다. 그런 그녀가 자신에게 도움이 됐던 책과 작가의 삶을 각 장에 테마별로 나눠서 소개했다.

물론, 이 책의 가장 큰 주제인 페미니즘도 잊지 않는다. 그녀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책의 내용 중에서도 여성 인물이고, 책을 쓴 여성 작가이며, 여자인 작가가 여자라서 받던 차별이나 불편함 속에서 무엇을 느끼고 배웠나 하는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책 추천서이자 작가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이기도 하면서 또한 페미니즘 책이다.

‘여성주의’란 뜻을 가진 페미니즘(Feminism)은 여성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상황에 대한 우려에서 시작된 것으로 자유주의에 근원을 둔 것이다. 지금에는 정말 다양한 곳에서 다양하게 이 단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페미니즘이란 대체 무엇인지 헷갈릴 때도 있는데, 간단하게는 ‘여성의 권리와 이익’을 주장하는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페미니즘은 대부분 외부 환경이나 타자에게 어떤 요구를 하는 게 많은데, 이 책에서는 외적인 요소가 아닌 각 개인의 내적인 면에 더 집중한다. 그래서 얘기하는 게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 성적인 당당함, 긍지, 용기 같은 것들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외적인 요소보다 자기 자신의 마음이라고 얘기하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소개하는 책들도 모두 가치가 있어 보인다. 본 것도 있고 아직 보지 못한 것들도 있는데, 언제고 꼭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추천서로는 꽤 좋았다.

다만,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을 붙여서 얘기하는 것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너무 책이 지닌 페미니즘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 같아서다. 성적인 면을 떠나서 각각의 책들은 그 자체로 가진 가치가 충분히 많지 않나. 애초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 책의 컨셉 때문이기도 하지만, 굳이 ‘여자’를 강조하는 것은 사람마다 꽤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