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캥거루(Red Kangaroo)’는 다른 캥거루들과 조금 다른 빨강 캥거루의 성장을 그린 이야기다.

표지

책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이 그림책은 얼핏 단순한 애들용 동화 같아 보인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다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얘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주인공부터가 다른 캥거루들과 다른 빨강 캥거루다. 심지어 용감한 캥거루들과 달리 겁도 많다. 그래서 주변 다른 캥거루들로부터 무섭다고 여겨지거나 겁쟁이라고 놀림을 받기도 한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 아닌가. 빨강은 피부색으로 인한 인종 차별을, 놀림은 사회 부적응이나 따돌림을 연상케 한다. 다 다름에 대한 사회의 경기 반응을 빗댄 것이다. 작가는 문제 제기에서만 그치는게 아니라 작은 해결책도 제시한다.

먼저, 인종 차별 문제는 빨강 캥거루 ‘빨강’의 엄마 입을 빌어 간단하게 얘기한다. “그냥 털이 빨간 거”라고.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는 거다. 이 얼마나 단순명쾌한가. 게다가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정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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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회 부적응은 문제가 좀 어렵다. 이는 ‘외향이 다른 것’보다는 더 안쪽에 있는 행동이나 사상의 차이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대게 사회가 생기면서 만들어진 고정관념이나 관습 따위로 인해 생기는데, 이게 얼마나 바꾸기 힘든가를 빨강의 엄마를 통해 보여주기도 한다. 누구보다 빨강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엄마마저도 ‘캥거루면 캥거루답게 용감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말이다. 이성보다 더 낮은 밑바닥에 만들어진 관념이란 것은 이렇게 어찌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해결 방법도 단순 명쾌하진 않다.

빨강의 엄마는 비록 고정관념에 빠져있지만, 그 관념과 ‘다른 이’를 대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정말 모범적으로 보여준다. 엄마는 빨강이 무서워할 때면 괜찮아질 때까지 안아주며 기다려주고, 필요로 할 때 언제든 곁에 있어 준다. 그래서 빨강은 주변 캥거루들에게 치이지 않고 큰 탈 없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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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란 빨강은 다른 용감하다는 캥거루들보다 더 멀리까지 돌아보고, 새로운 것을 탐험하곤 한다. 그리고 마침내 어떤 캥거루도 알아내지 못했던 무지개의 끝에서 자기처럼 누구와도 다른 캥거루 소녀 ‘파랑’을 만난다.

빨강은 파랑에게 ‘난 겁쟁이 캥거루”라고 고백하지만, 또한 “너와 함께라면 아무것도 무섭지 않을 거”라고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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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전혀 다른 서로지만, 그걸 온전히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어떤 두려움이나 차별도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짧은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명확하고도 강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전체적으로 붉은 그림도 아주 매력적인데, 그 끝에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파랑’을 만난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