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노 시노부(天乃 忍)’의 ‘리버스×리버스(リバース×リバース / Reverse x Rebirth)’는 여학교에서의 비밀스러운 생활과 로맨스를 그린 만화다.

표지

장르의 장점을 참 잘 살린 만화다. 아직 2차성징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소년/소녀일 때나 가능한 TS요소나, 마치 비밀스러운 공간을 들여다보는듯한 여학교, 여자기숙사에서의 생활이라는 설정 등은 이미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흔한 소재이기는 하다만, 중요한 것은 소재의 신선함이 아니라 그걸 얼마나 잘 살리느냐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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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가 매력적인 캐릭터다. 사실 이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역시 상황 설정 못지않게 익숙하다. 극단적으로 남자에게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소녀, 남녀를 따져보기 어려울 정도로 미려한 소년, 호의적인 듯 하면서도 묘하게 분란을 조장하는 소악마, 자칫 변태스럽게 보일 수 있는 특수 성향자 등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캐릭터들이다. 그러나, 그것을 적절한 상황에 적당한 이야기 전개를 위해 사용했기 때문에 식상함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각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움을 잘 보여주기에 더 그렇다.

전형적인 캐릭터는 약속된 설정과 전개를 깔고 있는만큼 별 다른 설명없이도 캐릭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것이 만화를 쉽고 유쾌하게 즐길거리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여학교에서의 로맨스를 그린만큼 유명한 백합 장르물을 오마쥬한 것도 있는데, 그것도 아는 사람에겐 재미있는 이스터 애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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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에는 이 만화만의 것이라 할 수 있는 세부 설정도 큰 역할을 한다. 주인공 캐릭터들에게 부여된 나름 무겁고 운명적인 사연은 이들이 얽히고 급격히 긴밀한 관계를 갖게 되는 것을 자연스러워 보이게 만들며, 자칫 극단적이어 보일 수 있는 행동 역시 충분히 감안하며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또한 주인공 캐릭터들의 시련과 성장을 위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해서 이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점차 나아가는 것이나 그것이 둘의 (어쩌면 공통된) 꿈을 이뤄가는 것을 쉽게 느끼게 해준다. 이것은 코미디가 주된 전반부가 끝난 후의 드라마 역시 기대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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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과 편집은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일본 문화 특유의 것이 나온 부분이 여럿 있어서다. 그 중 일부에는 주석을 달았지만, 개중에는 왜 그런 설명을 붙인건지 의아하게 해논 것도 있고, 해설이 필요해보이는데도 전혀 언급이 없어 캐릭터의 반응이 (만화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도 있다.

일본 문화나 만화를 많이 접한 사람에게는 별로 낯설지 않은 것이겠지만, 그런 사람들만을 위한 게 아니라면 주석도 좀 신경써줬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