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던 일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리뷰어를 모집한다고 해서 응모했고, 운 좋게도 리뷰어가 되었다. 그래서 제품을 받고 솔직하게 후기를 작성했다.

당초 리뷰 조건은 간단했다. 중요한 것만 꼽으면 대략 이렇다:

그래서 나는 실제 사용해보고 느낀 특징에 대해서 적었고, 그렇게 리뷰를 종료했다.

얼마 후, 메일을 받았다. 업체에서 내 리뷰가 맘에 안 든다고 했다는 거다.

몇몇 표현들을 내 의도와 다르게 해석하며 불쾌해했고, 수정하거나 삭제해주길 요청했다. 그리고, 수정하기 싫어 삭제한다고 하더라도 리워드는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어떻게 할건지 알려달라고 했다.

업체에서 지적했다는 문구는 내가 제품을 쓰면서 느꼈던 제품 특징을 적은 거였다. 딱히 맘에 안 든다고 쓴 것도 아니었으므로 어떻게 수정하길 원하냐, 내 수정 안은 이렇다고 하면서 회신을 보냈다. 물론, 내 수정안이 맘에 안들어 차라리 지우라고 한다면 힘들게 쓴거긴 하지만 까짓거 지울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묵묵부답이었다. 메일만 3차례에 걸쳐 보냈으나 반응이 없었고, 혹시 몰라 쪽지도 보내봤으나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해당 카페에 글도 남겨봤으나 답은 없었다.

접속을 안 한 것도, 읽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해당 카페에는 여전히 새 글이 올라왔고, 내가 보낸 메일과 쪽지 역시 ‘읽음’ 상태였다.

일부러 쌩깠다는 얘기다. 처음 약속했던 리워드 ‘백화점 상품권 5만원’도 없었다.

나를 깐 업체에게

먼저, 내 리뷰에 웃긴 반응을 보여준 업체에 묻고 싶다.

리뷰어는 왜 모집했나?

리뷰어를 모집하는 건 크게 2가지 이유다. 하나는 자기 제품에 대한 광고,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제품에 대한 사용자 테스트다.

블로그 리뷰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추었기 때문에 ‘실제 사용에 기반을 둔 추천’인거고 그래서 ‘자연스러운 광고효과’를 내는 거다. 그렇지 않고 업체 홍보 문구만 늘어놓는다면, 대체 누가 그딴 리뷰(를 가장한 광고)를 보고 혹하는 마음이 들겠는가. 애초에 ‘실제 사용’이나 ‘솔직한 리뷰’ 따위를 내거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지 않나.

그런데, 실컷 리뷰해놨더니 왜 네거티브하게 표현했냐느니, 사실과 다른 내용을 썼다느니 하면서, ‘어지간히 맘에 안드셨나봅니다’고 나를 멋대로 판단하며 까댄다. 틀린말은 아니라고 인정 하면서도 말이다.

뭐야 이건

그럴 거면 대체 뭐하러 리뷰어를 모집했나. 아니, 설마, 양심은 있으니 ‘기사를 가장한 광고’ 같은 걸 블로그 리뷰로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을거 아닌가.

아, 혹시 생각도 못해봤나? ‘블로그 리뷰’만 있는게 아니다. 니네가 원하는 대로 올려주는 ‘블로그 광고’도 있다. ‘포스팅 해주실 분. 자료 드립니다.’ 따위로 모집하는거 많지 않던가. 물론 제목과 본문에는 ‘[광고]’ 딱지는 붙겠지만 말이다.

괜히 리뷰어 모집해놓고 광고 안 해준다며 이상한 소리 늘어놓지 말고, 앞으로는 처음부터 저런 광고자를 모집해라. 그러면 설마 광고자로 지원해놓고 지 멋대로 리뷰나 해대는 인간이야 있겠는가.

나를 쌩깐 중개자에게

리뷰 중개자는 더 문제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내가 딱히 리뷰 조건을 어긴것도 아니고, 써보지도 않아놓고 없는 얘기를 지어낸것도 아니다. 그러니 업체도 이 점에 대해서는 뭐라 하지 않은것 아닌가.

오히려 당초 조건 없던 ‘업체 검수’를 들이민건 해당 업체와 중개자 쪽이다. 그래도 나는 수정도 삭제도 못 하겠다며 빼애액 거리지 않았다. 단지, 나도 받아들일 수 있고 업체도 수긍할만한 중간 지점을 찾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업체와 나 사이에서 의견과 처리 방법을 조율해야 할 양반이 중개는커녕 말을 쌩깐거다. 그래서 결국 결과가 뭐냐. 업체는 업체대로 불만족 스러운 상태일거고, 나는 나대로 짜증이 오른거다.

대체 한 일이 뭔가. 주겠다던 리워드를 날려 먹기밖에 더했나? 이럴거면 대체 답장은 왜 달라 그랬나 모르겠다.

어이가 없네

우습다. 이러면서 ‘진짜 리뷰’는 무슨, 개뿔. ‘진정성’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래놓고 업체에서는 리뷰어 소개했다고 중개료 받았을 걸 생각하면 참 어이가 없다.

정리

그래서 무슨 얘기가 하고 싶냐고? 간단하다.

상식적인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