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된 로봇’은 꿈을 쫒는 할머니와 로봇의 이야기를 만화 형식으로 그려낸 동화다.

표지

이야기는 꽃집을 운영하던 한 할머니가 너무 심심해서 친구를 찾아 나서기로 결정하며 시작된다.

좀 특이할만한 점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친구를 사귀기로 한 게 아니라, 소원을 들어주는 보물 항아리를 찾아 모험을 떠나 항아리에게 친구를 만들어 달라고 빌기로 결정을 했다는 거다.

어쩌면 답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많은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여행을 혼자 떠나려는 할머니를 주변사람들은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말린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것들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해소하며 꿋꿋이 모험을 떠나게 된다. 그 해결법으로 만든 튼튼한 하늘을 날으는 배를 타고 함께 할 로봇과 같이 말이다.

진지하게 따지면 자칫 이상해 보일 수 있는 이 시작이 별로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 이야기가 일종의 동화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할머니가 사는 세상은 누구든 그런 것들을 손쉽게 뚝딱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일 수도 있고. 당연하다는 듯이 능청스럽게 풀어내어 자연스럽게 넘어가게도 된다.

그 후에 이어지는, 피노키오나 파랑새 등을 떠올리게 하는 할머니와 로봇의 이야기도 상당히 잘 그렸다. 보물 항아리를 찾는 둘의 모험도 볼만하지만, 그 과정에서 로봇과 할머니가 나누는 대화나 경험하게 되는 것, 그리고 할머니와 로봇이 소중한 것을 깨달아가는 것 등이 잘 나타나는 점이 좋다.

그림도 이야기와 잘 어울리며, 꽃과 주름 등을 이용한 표현도 잘해서 감탄이 나오게 하기도 한다.

처음 시작부와 마찬가지로 결말부에도 다소 의문이 남기도 하지만, 감성적인 부분을 잘 채워주기에 썩 나쁘지는 않다. <!– 기껏 찾은 보물 항아리에 꽃이 되게 해달라고 비는 건 좀 이상하다. 진짜라고 믿는다면 할머니를 살려달라거나 하는 소원을 빌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할머니의 말을 지키기 위해 거기까지 도달했으면서도 기껏 그걸 어기면서까지 빈게 그런 소원이라는 건 좀 납득이 안된다. 진짜라고 믿지 않았다면 애당초 그토록 찾아다니거나 소원을 빌지도 않았을테고.

이야기 시작부도 사람 많은 마을에서 심심하단 이유로 느닷없이 떠나기로 하기보다는 사람들이 마을을 모두 떠나자 친구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던가 그냥 친구가 아니라 뭔가 사연이 있는 특별한 누군가를 소망한다던가 그것도 아니면 꿈이었던 모험을 떠나기로 했다가 보물 항아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찾거든 그런 소원을 빌기도 했다는 식으로 꼭 떠나야만 하는 이유와 소원에 그럴듯한 사연을 부여했다면 좋았겠다. 동화 속 틸틸과 미틸이 일종의 퀘스트를 받아 파랑새를 찾아 나섰던 것처럼이라도 말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