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자’는 선우정아의 동명의 노래를 원작으로 한 그림책이다.

표지

당연히 처음 들어오는 것은 화제성이다. 워낙에 유명하고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를 원작으로 한데다, 볼로냐 대상 수상작가가 그걸 그림으로 그려냈다는 건 어쩔 수 없이 눈에 띄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데, 딱히 그런 걸 제치고 생각하더라도 썩 나쁘지 않은 조합이다. 일단 그림 수준도 꽤 좋아서 보는 맛도 있고, 원작인 노래의 가사 역시 대단히 감성을 건드리는 절절한 문장과 내용인데다 그림과 글의 조합도 썩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나쁘지 않네.’

그림책으로써 이 책을 봤을 때는 딱 그런 느낌이다. 그림과 글의 조화가 나쁘지 않다고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게 완전 적합하다고 와닿는 건 아니라서다. 나 자신이 노래를 들으면서 그렸던 장면과는 꽤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디까지나 그림작가가 노래를 듣고 내린, 많은 풀이들 중 하나 정도로만 보인다.

그런데, 가사를 읽으며 그림을 볼 때와 노래를 들으며 책의 장면을 함께 볼 때는 또 느낌이 다르다. 노래를 적당히 나누고 거기에 나쁘지 않은 장면들을 붙인 것 같았던 그림들이 음악과 노래를 만나면 전혀 다른 것처럼 살아난다.

그렇다고 해서 노래와 가장 잘 어울리는, 적절한 그림이라고까지 생각되는 건 아니다. 이미 노래를 듣고 알았던 사람으로서 기왕에 갖고있던 이미지가 있으며, 그건 이 그림책의 것과는 꽤 달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분명, 이것 또한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