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하이’는 달리기를 소재로 청소년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사실 소설 속 달리기는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가 있거나 하지는 않다. 꼭 달리기여야 할 필요도 없고, 달리기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던가 이야기를 전개해나갈 수 있게 해준다던가 하는 면모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뭐든 자신을 잠시 잊을 정도로 온전히 몰두해서 할 수 있는 것이기만 하다면 심지어는 몸을 움직여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대체가 가능할 것 같다.

그렇다고 별거 아닌 소재로 단지 언급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굉장히 소설속에 잘 녹여낸 편이다. 달리기의 매력이란 무엇인지도 느낄 수 있는데다가, 그를 통해 주인공들이 서로 만나고 자신의 감정을 부딛히는 것은 물론 그렇게 생겨난 갈등을 해소하는 데에까지 꽤 잘 사용했다. 그래서 마치 다름아닌 달리기이기에 그런 것들이 가능한 것처럼도 보일 정도다.

서로 환경과 고민이 상반된 두 아이를 주인공으로 삼고 그들의 시선을 번갈아 보여주는 서술 방식도 좋았다. 덕분에 겉보기와는 달리 어떤 고민에 빠져있는지도 더 두드러지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상황이 그들이 바라는 이상향에 대한 일종의 반례가 됨으로써 그러한 사실이나 환경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도 더 확실히 느끼게 한다.

조금은 비현실적인(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함을 사용해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면도 있고, 갈등도 지나치게 쉽게 해소해버리거나 은근슬쩍 넘어가는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만, 그래도 애초에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을 다룬 것은 아니었기에 그렇게 마뜩잖거나 하지는 않다.

읽고나면 마음이 살짝 따뜻해지며, 또한 괜히 달리고 싶게 만드는 소설이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