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셔’는 환경공해를 소재로 한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SF 소설이다.

표지

환경공해가 극심해진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그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거대 팬과 이를 관리하는 정부가 있는 세상 속에서 그런 세태에 불만을 가져 테러를 통해 자신들의 의지를 내보이고자하는 저항자들의 이야기를 주 줄기로 하고있다.

그러면서 마치 무협소설을 연상케 하는 능력자나 초월자 같은 존재라던가, 오염물질 처리를 위해 만들어 낸 호흡구체나 그것들을 통제하리라고 예측되는 호흡구체, 그리고 오염물질을 버리는데 이용하는 가상세계까지 꾀나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이 등장한다.

몇몇 요소들은 과연 현실적인가(즉, 과학적이고 미래에 구현 가능한 것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좀 걸리지만, 설사 허황되었다고 하더라도 꽤나 매력적인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걸 용병과 저항자인 러셔들을 통해 보여주고 그들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풀어낸 것도 좋은데, 그게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따라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의 행위와 목적이 얼마나 의미가 있고 ‘혁명’이라 할만큼 명분이 있는 것인지는 의문을 남기며, 결말도 좀 난해하다. 그것들이 허황되어 보이던 요소를 통해 얘기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는데, 그게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건지 더 읽기 어렵게 만든다. 그건 또한 힘들게 만들어낸 설정들과도 조금 동쩔어져 보였는데, 그게 이 소설이 구축한 세계관에 아쉽움을 느끼게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