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밥’은 각팍한 인생과 그 속에 함께하는 한국인의 밥상을 소개하는 음식 에세이다.

표지

이 책에서 언급하는 ‘한국인의 밥상’이 KBS에서 방영하여 꽤 인기도 끌었던 동명의 TV 프로그램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정말로 그걸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프로그램 제작에 4년여 동안 참여했던 프리랜서 방송작가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는동안 직접 여러곳을 취재도하고 출연 섭외도 했던 모양인데, 그러면서 겪었던 경험과 그를 통해 얻은 레시피가 남아있어 이렇게 그를 추억하는 책이 나오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지 거기에만 기댄 책인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일상을 살아가기위해 버둥대면서 어쩔 수 없이 겪게되는 일들을 더 주요하게 다루고 있으며, 그럴때에 절로 생각나는 음식은 무엇이고 왜 그 음식이 생각났는지, 소위 ‘한국인의 밥상’이 어떻게 우리들을 위로해주는지를 얘기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음식들은 딱히 특출난 면이 있는 대단한 것은 아니다. 심지어 지금에와서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두루 즐겨 먹는 것도 아니다. 나 역시 접해보지 못한 음식들이 많다. 그런데도 그 정겹고 위로받는 느낌,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감성은 왠지 알 것 같다.

모두 비슷한 어려움과 괴로움을 겪으며 살아가기 때문일까. 어쩌면 우리네 음식들이 엇비슷한 정성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설사 같은 경험이 없더라도 엇비슷한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것은 이 책의 장점이다. 그만큼 한국인의 삶과 문화, 음식을 잘 담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 넋두리와 한국인의 밥상에 참여하며 겪었던 경험, 그리고 그를통해 알게된 음식으로 이어지는 생각의 고리가 썩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단점이다. 때로는 선명하게 경계가 나눠진 듯 이야기가 바뀌기도 해서, 마치 의식의 흐름대로 글이 진행되는 것 같다.

인간의 생각이란 게 원래 그런식으로 튀어다니는 것은 사실이다만, 그래도 글로 쓸때는 좀 더 그 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해주는 완충재를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