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 재단 4’는 동명의 컨텐츠를 기반으로 한 가상 캐릭터 만화다.

표지

이 만화 시리즈의 장점이자 단점이라 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SCP 재단 그 자체다.

애초에 많은 사람들이 기여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와 그 배경 스토리를 만들어내면서 커진 컨텐츠이다보니 이걸 살리고 싶은 입장으로서는 보다 많은 캐릭터들을 정리해 담아 일종의 도감같은 형태를 만들고 싶어지게 마련이고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볼거리이긴 하다만, 자칫하면 캐릭터 소개에 치우쳐져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정작 이야기 진행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대한 캐릭터 컨텐츠를 갖고있다는 것이 순수한 도감이 아닌 일종의 이야기책으로서 이 시리즈를 만든 것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거다. 당연히 그걸 그대로 옮긴 ‘SCP 견학’도 썩 마뜩지 않은 느낌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게 이번 권에서는 꽤 변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전히 중간에 여러 캐릭터들을 소개하면서 도감적인 성격을 갖고있기는 하나, 자체 스토리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데다 소개하는 캐릭터들이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에 참여하는 형태를 보여줌으로써 좀 더 이야기책과 도감의 비중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SCP 재단의 경쟁자랄까 대립한다고 할 수 있는 여러 단체들을 등장시켜 세계관을 확장하고 상호작용도 더 다양하게 일어날 수 있게 한 것도 좋았다. 은근히 현실 SCP 재단의 논란과 분열을 연상케도하는 ‘혼돈의 반란’이나 한국적인 요소가 재미있게 들어간 ‘뱀의 손’ 등이 앞으로의 이야기를 얼마나 흥미롭게 바꿔줄지 기대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