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칭 포 허니맨: 양봉남을 찾아서’는 만남과 인연, 오해 등을 사람찾기라는 소재로 풀어낸 로맨스 소설이다.

표지

책은 ‘로맨스 미스터리’라는 조금은 독특한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흔히 미스터리가 결합된 장르를 칭할때처럼 ‘미스터리 로맨스’가 아니라 ‘로맨스 미스터리’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미스터리에 더 중점을 두고있다는 얘길까. 아니면 반대로 로맨스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로맨스라는 미스터리를 다루었다는 말일까.

실제로, 로맨스는 의외로 미스터리가 많은 분야다. 소위 ‘그린라이트’라는 것부터가 그렇다. 대체 어느 선부터가 그린라이트일까. 때로는 확실하다고 생각해 다가갔다가 거하게 물을 먹기도 하고, 반대로 아니다 싶어 생각을 두지 않았는데 후일에 사실은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듣는 경우도 있다.

소설 속 세 여자가 제주도로 양봉남을 찾기위해 떠난 것도 그것을 해소해보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얼핏 사소해보일 수 있는 이 장난같은 일을 제대로 해치우면서 마침내 당시의 남자를 찾아내는데 성공한다.

한편, 이 ‘추억의 남자 찾기’는 일의 일환으로 겸사겸사 시작한 것이기도 해서 그와 관련된 사람들과 만나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또 이전에 알던 사람과 재회하기도 하고, 몰랐던 타인과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로맨스란 무엇인지도 다시 생각해본다.

이것들은 비록 소소하다 할 수 있는 얘기들이지만, 각자 따로인 것 같으면서도 서로 잘 어우러져 있어 보는 맛이 있다. 전체적으로 가볍게 그리기도 했고 때론 웃음을 자아내기는 장면도 있어 의외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 만큼 이야기가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지만 그렇게 번잡하지도 않다.

세 여자를 통해 조금씩 다른 로맨스의 일면을 동시에 다루는 것도 꽤 좋았다. 로미의 경우 워낙에 특이한 그녀의 캐릭터에 기댄면이 있어 일반적이지 않긴 했지만, 그것마저도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점을 잘 담고 있어서 소홀하게 갖다 붙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셋이 모두 로맨스로 고민을 하는 것은 또한 각자의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거기에 약간의 미스터리를 섞은 것도 나쁘지 않았다. 미스터리는 각 장 시작부분에 있는 짧은 이야기가 대부분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게 소설의 거의 끝까지 미묘한 긴장감을 갖게 한다.

생각해보면 꽤 구성을 잘한 것 같다. 세 여자와 그 외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어서 각각의 분위기를 달리하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밝고 가벼우면서도 은근한 스릴러 느낌까지 담을 수 있었던 것이니까 말이다.

이야기를 꿀벌의 특징을 담은 15개의 장으로 나누고 그에 관한 꿀벌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도 그렇다. 꿀벌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읽을만 할 뿐 아니라, 양봉남 찾기라는 소설 테마와도 어울리고, 각 장의 내용과도 맞닿아 있어 의미심장하기까지 했다.

8p

아쉬운 것은, ‘미스터리’로서는 그렇게 만족스러웠다고 하기 어렵다는 거다. 소설 속 미스터리 사건이 의외로 단순한 편이며, 그게 미스터리인 것도 사실상 작가가 의도적으로 숨겨서 그런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그 실체가 드러나는 후반까지는 딱히 이야기에 별 영향을 끼치지도 않는다. 이런 점이 세 여자들의 로맨스 이야기와 미스터리 사건이 좀 분리되어있다는 느낌을 준다.

왜 ‘로맨스 미스터리’인지도 잘 모르겠다. 딱히 미스터리에 강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로맨스라는 미스터리를 그렇게 시원히 풀어낸 것 같지도 않아서다. 그냥 약간의 가벼운 미스터리가 담긴 로맨스 소설 같달까.

그렇다고 그래서 나빴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코지 미스터리’를 연상케 하는 이 가벼움이 꽤 좋았다. 만약 이보다 더 무겁거나 진지했다면 ‘양봉남 찾기’나 나름 개성 강한 캐릭터, 그리고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 등이 좀 빛 바래 보였을 것 같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